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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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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57회 작성일 11-06-0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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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박 병 욱 인간이 만들어 사용하는 물품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쓰레기통이 아닐까?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있는 것이 쓰레기통이다. 하지만 비단 통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달리는 자동차 속에도 쓰레기통 대용으로 많은 분량의 비닐봉지나 박스를 비치해 두기도 한다. 사람들은 그곳에다 불필요한 것을 마구 버린다. 누구든지 버리면 받아주면서도 당연한 것처럼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쓰레기통이다. 과연 누가 이런 일을 아무런 대가없이 해 줄까, 한 번쯤 짚어보고 넘어갈 일이다. 우리가 그 쓰레기통에서 본받고 배워야 할 점은 바로 모든 것을 너그럽게 수용해 주는‘관용정신’일 것이다. 세상을 살다보니 이런 부분들이 종종 눈에 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손해 볼 짓은 하지 않는다. 나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자기를 희생하며 봉사한다는 것은 아가페적인 사랑이 없다면 이룰 수 없는 품성이다. 수시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는 이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그들 역시 풍족하지 않으면서도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을 보면 좋은 일을 한다고 칭송할 일이다.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많은 복지 혜택을 받은 나도 이제는 무엇인가를 갚고 남에게 베풀어야 할 때다. 그런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니 안타깝다. 이럴 때 나는 틈틈이 야산에 올라가 눈 아래에서 펼쳐지는 세상의 온갖 움직임을 주시하며 그 속에서 나를 찾는다. 마음이 괴롭고 힘들 때는 세속에 물든 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마음을 쏟아 놓고 뒤적거린다. 그리고는 나를 어지럽게 하는 것들을 하나씩 솎아내기 시작한다. 내가 보일 때까지……. 나는 산책삼아 종종 공공장소를 거닌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으레 쓰레기통이 있다. 여기 저기 널려있는 쓰레기들의 집이다. 크고 작은 통들이 종류별로 어깨를 맞대고 각기 먹을 것을 찾아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면 청소 자원봉사자들이 집게로 먹잇감들을 집어 쓰레기통에 넣어 준다. 해질 무렵이면 수북이 쌓인 먹이들로 쓰레기통들은 배가 부르다. 날마다 이른 새벽, 둔탁한 엔진소리를 내는 청소차가 다가오면, 쓰레기통은 그 차에 배설을 한다. 더 큰 곳으로 쓰레기들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곳에 가면 많은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여 있다. 재활용하기 위해 쓰레기들은 종류별로 분류되어 화장지나 거름 또는 땔감 등으로 변신한다. 이렇게 환생된 부산물들은 인간세상에서 또다시 구겨지고 문드러진 쓰레기가 되어 다시 쓰레기통을 찾는다. 시도 때도 없이 친정을 찾는 여식들처럼, 이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다보면 때로는 쓰레기통이 소화불량에 걸려 길거리에 넘쳐나기도 한다. 그래도 세상을 말끔하게 청소해 주는 손들이 쓰레기통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준다. 그게 쓰레기통의 유일한 자랑거리다. 그 덕에 쓰레기통은 즐겁고 보람된 생활을 한다. 오늘도 쓰레기통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쓰레기통의 운명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누구나 쓰레기통을 아끼고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있는 쓰레기들을 비워 줄 쓰레기통도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 사람들의 사악한 마음과 불순물들을 그 마음의 쓰레기통에 버릴 일이다. 그리고 거기에 모인 찌꺼기들을 불에 태워서‘참과 선’의 세상에 웃음을 곁들여 되돌려 주면 좋겠다. 나도 좋고 내 이웃들도 즐겁게 말이다. (2011. 0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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