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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르미/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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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81회 작성일 11-05-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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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르미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박 병 욱 나는 외모 때문에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왔다. 지금도 그렇다. 남들이 다 갖고 다니는 흔하디흔한 그 부드러운 인상이 나에게는 없다. 그런 내 모습은 우리 집안의 혈통이요, 재산이다. 한 번 이렇게 태어난 이상 그대로 받아들이고 살 수밖에 없다. 한 때는 외과적인 방법을 선택해볼까 하는 생각도 가졌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자신이 용납할 수 없어서 포기했다. 생전에 미모를 자랑하시던 나의 어머님께서 나이가 드시니 보기 언짢다하여 성형을 하셨다. 그 뒤로 젊은 시절의 친구들이 어머님을 전혀 몰라보는 것이었다. 어머님께서는 말 못하는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방안에서 천정만 쳐다보시다 가끔씩 눈물을 흘리시더니 쓸쓸히 가셨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러니 동창생들이나 직장에서 나와 교분을 맺었던 친구들이 사라지면 어쩔 것인가. 이 또한 나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스스로 개척할 일이다. 나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주위와 어울리면서 살자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요즘은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여러 가지로 궁리를 하면서 소일거리를 찾아 헤맨다. 산책과 함께 간단한 운동도 하고,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생기는 일거리를 소화하면서 다양한 생활을 꾸려가며 산다. 취미로 30여 년간 익혀온 분재도 가꾸면서 틈틈이 음악도 듣는다. 그러나 한 3년간 똑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싫증도 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늦둥이 친구들을 사귀고 싶었다. 노인복지관에 나간다. 거기에서 같이 늙어가는 처지의 사람들과 어울린다. 자질구레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낸다. 오늘 하루도 저물고 있다. 하루를 보낸 것이다.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려는 기다림만 있을 뿐 어떤 가치 창조나 의미는 없다. 생의 보람을 느낄만한 처지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창들을 만났다. 수십여 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인지라 반갑기 그지없었다. 옛날을 회상하면서 이런저런 세상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돌아왔다.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낯선 노인들을 만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즐거웠다. 요즘은 독서를 하고 글을 쓴다. 노안이기에 오랜 시간 집중하지는 못한다. 시나 수필집은 글을 쓰는 중간에 잠깐씩 읽는다. 아무래도 책을 읽는 것보다는 글을 쓰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래도 어설픈 시간 때우기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다. 글을 쓰면서 비로소 내 나름대로 알찬 노후의 삶을 음미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내 취미생활의 하나는 오디오다. 음악을 듣는 느낌을 시나 수필 등으로 엮어 글을 쓴다. 하지만 오디오 글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용어들이 자주 등장한다. 주석을 단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렵고 글의 내용이나 독자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오디오 글은 항상 불만이다.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쓴다. 나의 심성과 표현들이 서로 갈등을 겪으면서 하나둘씩 글로 태어난다. 귀엽게 잘생긴 놈도 있고, 나처럼 못난 놈도 있다. 어디 한 군데 닮은 데도, 버릴 데도 없지만 그래도 나는 이 녀석들을 무척 아끼고 사랑한다. 바로 각양각색의 면목을 지닌 시요 수필인 까닭이다. 오늘 나는 수필을 '아들'이라 이름 지어 주었다. 그리고 시는 '딸'이라 부르며 함께 끝없는 대화를 나눈다. 나는 문학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어색한 표현들이 등장하는 글은 싫다. 나의 생김새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쓰는 글인 만큼 즐겁고 편한 세상을 살고 싶다. 그래서 나는 그 글 친구들을 나의 둘도 없는 동반자로 가슴에 새긴다. (2010. 12. 20 한 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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