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의 명암/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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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의 명암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주간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오늘은 제30회‘스승의 날'이다. 40년 동안 교직에 봉직했던 나로서는 오늘도 역시 서글픈‘스승의 날'이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한쪽 구석차지가 되고 대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교육관련 이야기가 언론의 톱기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를 검색해 보니까, 「"우리도 당신처럼”스승의 날에 울리는 학생들의 메아리」라는 기사가 있었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가출소녀 ㅅ양을 집으로 데려다 기르면서 멘토이자 스승이 되어줬던 지역아동센터 꿈이 있는 푸른학교센터장 ㅎ선생님(41) 이야기였다. 그가 가출 청소년, 문제아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올해 수도권에 있는 어느 4년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ㅎ선생님이 있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ㅅ양을 모른 척 내버려두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이 기사를 읽고 ㅎ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스승의 사랑은 한 인간을 감동시킬 수 있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런데 이 기사 밑에는 차마 읽기 민망한 기사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었다. ‘교육계 부조리’, ‘신뢰 무너지는 사제지간’, 교사 40% “교권 상실”, “벼랑 끝 교단”, ‘스승의 날이 두려운 학생들’등의 기사들이었다. 정말로 선생님들이 자성해야 할 일이다. 선생님들도 인간인지라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사회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희생적이고 헌신적이지는 못할망정 상처는 주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들이 주축이 되는 세상에서는‘정의롭고 인간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언제나 모든 선생님들이 존경받고 사랑받는 교육풍토가 조성될지 안타깝다.
다행히 나를 위로해준 기사가 있었다. 5월 13일 계명대학교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스승에게‘사은思恩 사문師文 비碑’헌정獻呈이라는 기사였다. 이날 행사에는 제막식에 앞서 학생 대표의 카네이션 증정과‘스승의 은혜’노래제창에 이어 총학생회장의‘사은 사문’낭독이 있었다. 이것은 2009년 5월 15일 제자를 격려하는 스승의 마음을 시로 지어 제자에게 시비를 헌정하는‘사제師弟 자곡子曲 비’제막식을 가진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보여준 교육현장이 아닌가.
또 같은 날 오전 서울 강서구 성지중학교 개화 캠퍼스 운동장에서는‘제자 사랑 세족식’이 있었다. 개량한복과 정좌관程子冠을 착용한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겨준 행사였다. 나는 부활절 때 성당에서 사제가 신자들에게 세족식을 하는 것을 보았다.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일에서 비롯되었다. 왜 하필 발이었을까? 냄새가 나고 더러운 것이 묻은 발을 보통사람들이 만지기 쉬운 일인가. 그런 일을 주님이 몸소 실행하신 것이다. 그런 마음을 사제가 신자들에게 베풀고. 성지중학교에서도 그런 마음으로 스승이 제자를 사랑했으리라.
이제는 누구를 탓하지 말고 스스로 자정노력自淨努力을 해야 할 때다. 사회 곳곳에 부패한 일이 있어도 교육현장에서만은 없어야할 것이다. 아무 거리낌이 없는 마음으로 교단에 서는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 진정으로 제자를 위해 희생하고 사랑으로 감싸주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봉직하는 스승이길 바란다. 선생님들의 대부분은 교사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참스승이 많다. 간혹 몇몇 선생님들 때문에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스승의 날'이어서야 되겠는가.
이것은 선생님들의 자성으로만 해결될 일은 아닌 듯싶다. 내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자기 자식만을 생각하는 일부의 학부모들의 이기주의도 자성해야 할 일이다. 또 학교에 드나드는 업체들도 사욕을 버리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일이다. 학생들 역시 선생님들을 믿고 성실하게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하기 싫다고 거부하고, 편한 것만 찾아서야 어떻게 미래사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학교교육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마음이 합해질 때 내일을 짊어지고 갈 훌륭한 인재가 양성될 것이라 믿는다. 내년에는 선생님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가 쏟아지는‘스승의 날'이 되기 바란다.
(2011. 5. 15.)
*정자관 : 선비들이 평상시에 쓰던, 말총으로 만든 관(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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