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은 사람만의 전유물일까/박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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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은 사람만의 전유물일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박 병 욱
아무리 젊고 예쁜 얼굴이라도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늙은 나이인데도 젊게 보이는 동안童顔은 누구나 가장 부러워하는 얼굴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얼굴이 변한다. 남자들은 비교적 외모에 신경을 덜 쓴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예뻐 보일 수 있을까하고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는 여자들은 그렇지 않다.
몇 달 전 ‘동안’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TV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난다. ‘동안’을 가진 인기 연예인들이 총출동했었다. 우리 집에서 몇 집 건너에 60대 초반의 재혼녀가 살고 있다. 같은 동네분이니 알고 지내는 처지다. 얼마 전 낯선 승용차가 대담하게도 그녀 집 앞까지 와서 화려한 매무새의 그녀를 태우고 갔다. ‘동안’인 그녀는 내가 보기에도 남정네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요즘 젊은 세대들도 용모에 신경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데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본조건이 외모다. 취직을 하려면 면접시험에서 맨 처음 대하는 것이 첫 인상이니 그럴 수밖에. 심하면 물리적, 외과적인 방법을 택해서라도 미를 가꿔야 한다. 소문난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들이 목에 힘을 주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옛날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젊음을 상징하는 ‘동안’. 이 ‘동안’은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고 여유로운 생활에서 오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삶도 크게 한 몫을 한다. 불로초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나도 '동안'에 속하는 편이다. 사람들은 50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으로 근 10년 정도나 어리게 보인다고 한다. 기분은 좋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아내도 그렇다. 어디 가면 참 편하게 보인다고 한다. 비결이라면 아마도 세상을 좋게 보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살다보니 그러는 모양이다.
일전에 서울에 사는 큰딸이 방학을 맞아 외손자들을 데리고 왔다. 평상시에는 병원일이 바쁜 탓으로 집에 올 겨를이 없다. 특히나 명절 때가 되면 애완견 호텔을 운영하느라 더욱 그렇다. 귀향하는 고객들의 강아지 투숙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올해 둘째 손녀가 입학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명절 때 보지 못해 궁금했는데 이제라도 보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자식을 키워 결혼시키고 손자손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동안 부쩍 커버린 손녀를 안아보니 대견스럽다. 어찌나 똑똑한지 제 엄마나 아빠가 당하지 못할 정도란다. 손녀들과 같이 한나절을 보낸 뒤 딸아이는 시댁에 들렀다가 곧장 서울로 돌아갔다.
내가 부탁했던 강아지 간식 한 보따리가 방구석에 있었다. 결혼 전에 큰 사위가 선보러 올 때 입양시켜 준 ‘라사암소’라는 품종의 애완견이다. 우리 집에서는 막내아들 취급을 받는 ‘아가’라는 녀석이다. 큰딸애가 이 녀석을 보더니,
“우리 집 강아지는 여느 집 강아지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고 했다.
동물병원장이자 수의학박사로서 애완견을 많이 다루는 전문가의 말이니 그대로 믿었다.
같은 또래의 다른 집 강아지들보다 우리 집 ‘아가’는 젊게 보인다. 왜일까?
온 식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2,3일 걸러 목욕도 자주 시키며 잠도 한 이불속에서 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 못하는 이 강아지가 우리들과 의사소통을 한다는 점이다. 눈빛과 행동거지로 우리에게 말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귀여움을 독차지하니 늙지 않을 것이다. 내가 보아도 젊게 보인다. ‘동안’인 것이다.
남들도 생각지 못한 강아지 ‘동안’. 조금은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강아지에게도 ‘동안’은 있다. 또 강아지 아닌 다른 동물에게도 ‘동안’이 있으려니 싶다.
(2011. 0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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