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90세 우슈선서 신홍균 옹"부드러운 태극권 100세까지 거뜬"(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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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에 뒤늦게 시작한 우슈, 앞으로 100세까지 더 할 겁니다.”
지난 17일 끝난 2015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서 전국 최고령 선수상을 수상한 신홍균(사진) 씨는 올해 90세다. 1925년 5월 7일 생으로 대회 직전 90번째 생일을 보냈다. 이번 대회에선 우슈 중 동작이 부드러운 태극권 남자 단체 부문에 출전했다. 태극권은 동작이 완만하고 둥근 권법. 누구나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스포츠이자 호신술이다. 신 씨는 60대의 ‘새까만’ 후배들에 밀려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으나 지난해 8식 태극권 금메달 등 그동안 5∼6개의 메달과 트로피를 획득했다.
신 씨는 1943년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18세의 나이에 교사가 됐다. 27세에 최연소 교장이 됐고 전북 장학사 등을 거쳐 지난 1990년 전주평화초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47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은퇴한 뒤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전주 안골노인복지관에 다니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탁구, 배구, 댄스스포츠, 합창, 바둑, 붓글씨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했다. 태극권을 접한 건 2004년. 주치의가 “건강에 좋다”며 태극권을 권유했다. 신 씨는 “70대 중반에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나는 허리가 완전히 망가지고, 아내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며 “태극권을 하면서 허리 부상이 거짓말처럼 싹 나았다. 아내를 잃고 난 후의 우울증도 태극권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태극권의 ‘전도사’가 됐다. 복지관에서 1주일에 2회 태극권 모임을 하고, 개인적으론 매일 오전 5시에 기상해 전주 인후동 자택 인근 기린봉에서 1시간 40분씩 수련했다. 신 씨는 “태극권은 생각만큼 과격한 운동이 아니어서 나이 든 사람이 하기에 알맞다. 느린 것 같으면서도 빠르고, 신체는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허리가 곧아지고 팔자걸음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쉬운 장수 비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극권을 연마한 뒤 신 씨는 병원 신세를 진 적이 한 번도 없다.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정독하는 게 습관이다. 돋보기 안경은 쓰지 않는다.
음식도 가리는 게 없다. 채식보다 육식을 더 좋아한다. 누군가는 장수의 비결로 ‘소식’을 꼽지만 식사량도 많은 편. 신 씨는 “운동을 하려면 고기를 더 많이 먹어야 한다”며 “다만 모든 음식을 좀 싱겁게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씨는 20여년 전 아내와 사별한 이후 한동안 홀로 지내다가 몇 해 전 자식들의 권유로 재혼했다. 2남 2녀를 두고 있으나 여전히 부부 내외만의 독립된 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신 씨는 “아들들은 각각 종교와 의료 계통에서 일하고 있고 큰딸은 학원 운영, 작은딸은 대학 강의를 하며 살고 있다. 장성한 자식들을 보면서 늘 감사함을 느낀다”며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태극권을 하고 싶다. 태극권이 즐겁고 재미있다. 요즘처럼 하루가 짧게 느껴진 날도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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