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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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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3회 작성일 11-03-24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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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 전주안골 ․ 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김상권 바닷물이 거세게 밀려오더니 가옥과 건물을 순식간에 휩쓸고 갔다. 현지에서 보는 것처럼 안방 텔레비전에서 생생한 장면을 보았다. 몇 번이고 계속 방송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쓰나미의 위력을 실감했다. 3월 11일 오후2시 46분, 규모 9.0 초대형 지진과 10미터가 넘는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4번째 강한 지진이라고 한다. 상상을 초월한 쓰나미 앞에 일본인들은 넋을 잃었다. 쓰나미는 논밭은 물론 가옥과 건물,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 등을 순간적으로 집어삼켜버렸다. 모든 것들이 맥없이 쓸려갔다. 정유소와 공장, 자동차가 불탔다. 물바다에 이어 불바다가 되어버렸다. 한순간에 도시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사라진 마을도 있단다.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거대하게 밀려오는 쓰나미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자연의 대재앙 앞에서 인간의 힘은 무용지물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재난에 대비한다는 일본인들도 엄청난 위력에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이번 대지진과 쓰나미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이 45만 명에 이른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엄청난 참상을 보고서도 일본 국민은 의외로 차분했고 무서울 정도로 침착했다. 슈퍼마켓 앞에서 길게 줄지어 늘어선 모습에서 일본인들의 질서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 것 같다. 그렇지만 일본인의 질서의식 못지않게 빛이 난 것은 우리나라의 국민성인 따뜻한 마음, 다시 말하면 정(情)이었다. 이웃나라의 슬픔을 같이하고자하는 정이 있기에 모든 국민이 성금 모으기에 적극 나선 것이 아닌가. 지구의 대재앙은 일본뿐만이 아니다. 2010년 1월에는 아이티에서 지진이 일어 22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2009년에는 중국 쓰촨성에서 10만 명이, 인도네시아서는 지진과 쓰나미, 화산폭발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크고 작은 지진이 세계 여러 곳에서 계속하여 일어나고 있다. 지진과 해일 그리고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의 재앙은 예측하지 못한다. 그래서 희생자가 더 많다고 한다.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 어디 이것뿐인가. 내가 초등학교 때 벌어진 일이다. 우리 마을은 논으로 둘러싸인 곳에 자리하고 있다. 마을 뒤의 논들은 지대가 낮아 홍수가 나면 늘 물에 잠기곤 했다. 우리 집 논은 물론 들판의 모든 벼는 흙탕물에 잠겨버린다. 발을 동동거리며 물이 빠지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행히 2,3일이 지나 물이 빠지면 넘어진 벼를 묶어세웠다. 그해 수확이 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듬해는 벼가 결실을 할 무렵에 태풍의 습격을 받았다. 벼이삭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적었다. 지난겨울 강원도에선 1미터가 넘는 눈이 쏟아져 도로가 막히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가뭄과 홍수, 태풍과 폭설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속수무책인 것이 자연재해뿐이 아니다. 늙는 것과 죽는 것도 어찌할 수 없는 속수무책이 아닌가. 부모님의 죽음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손상을 입어 방사성물질이 누출되었다는 소식이다. 가장 안전한 곳에 가장 안전하게 건설했다는 원자력발전소에 결함이 생긴 것이다. 엄청난 쓰나미 앞에선 견디지 못했다. 일본열도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다. 사고가 난 뒤의 복구는 아무리 잘 마무리한다고 하지만 전과는 다르다. 인간이 만든 것은 완전한 것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사람이 아프면 병원신세를 지게 마련이다.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거나 수술을 받아야 병이 낫는다. 하지만 건강했을 때의 몸과 아파서 치료나 수술을 받은 뒤의 몸의 상태는 같을 수 없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건드리면 문제가 생긴다. 산을 뚫거나 깎아내리거나 또는 흐르는 물을 억지로 막는 일 등은 재앙의 불씨를 안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자연의 재앙을 막는 방법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아닐까. (201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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