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신문/전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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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신문
전주꽃밭정이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선숙
해마다 두 번쯤 친정에 간다. 어느 날 방학을 맞아 친정에 갔다가 잠을 자는데 이른 새벽에 아버지께서 나를 깨우셨다.
“산책 가는데 너도 같이 가자!“
나는 못들은 척하고 그냥 잘까 하다가 오랜만에 내려왔는데 두 노인네들의 말동무나 되어드릴까 하고 나도 눈을 비비며 산책길에 따라나섰다. 두 분은 항상 날이 새기 전에 산책을 나서신다. 고불고불 샛길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숨이 차서 산중턱에 앉아서 쉬었다 가야 한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계속 손으로 훔치면서 한참 걸어 올라 겨우 정상에 도착했다. 이렇게 힘든 산책이라면 오지 말 것을,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잠시 휴식을 취하시더니 체조를 시작하셨다. 초등학교 때 하던 국민체조와 노를 젓는 모습의 운동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동작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하셨다.
난 운동을 싫어한다. 초등학교 때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는데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3분의 2정도 달리면 다른애들은 벌써 골인지점에 도착했다. 운동회 때도 다른 형제들은 1~2등을 해서 엄마 손에 상품을 들려주었다.형제들이 많으니 상품이 제법 많았다. 난 그저 엄마 치마만 잡고 먹을 것이나 챙기는 것이 운동회였다. 그것도 약간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달리기를 할라치면 순식간에 화장실로 도망쳤다. 그리고 달리기가 다 끝난 듯하면 나왔다. 얼마나 하기 싫었으면 냄새 나는 화장실에 숨기까지 했을까! 난 운동이라고 하면 가벼운 걷기와 숨쉬기운동이 고작이니 등산이나 다름 없다. 국민체조도 따라 하려니 할 수가 없었다. 하는 둥 마는 둥 겨우 하고
정담을 나누며 집에 오다가 마을 어귀에 꽂혀있는 벼룩신문을 한 부 가져와 읽었다. 그냥 읽을 거리가 만만찮아서 심심풀이로 가져오면서 왜 '벼룩신문'이란 이름을 지었까 궁금하기도 했다. 일감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신문보다 소중하게 대접받을 신문이었다. 돈을 주지 않아도 구할 수 있고 어느 곳이든지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는 어김없이 그 신문이 자리하고 있다.
대강 글을 훑어보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얘, 그 신문이 무슨 신문이니?”
“벼룩신문이오.“
“”이 신문은 어디 있니?”
“이것이 벼룩신문인데요.”
”얘, '벼룩신문'이 있으면 '이'신문도 있어야지 왜 '벼룩신문'만 있니?“
우리 집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유머감각이 뛰어나신 어머니를 보니 언젠가 TV에서 큰 소리 내어 웃는 것도 생명을 연장시키는 비결이라고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일소일소일로일로(一笑 一小 一怒 一老)라 핟지 않았던가? 그렇다. 장수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구나 싶었다.
오늘도 큰 소리를 내어 깔깔대고 웃어볼 일이다. 화사하게 웃고 금방 웃고 또 웃어보자. 건강이 소리없이 다가올 테니까. 그리고 운동도 서서히 시작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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