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살기 좋은 지구를 위하여/이애란
페이지 정보

본문
좀더 살기 좋은 지구를 위하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이애란
몇 십 년 만에 오는 한파라고 한다. 서울 기온이 영하 18도를 오르내리던 날, 서울에 가게 되었다. 대학을 서울로 가서 혼자 지내게 된 아들을 만나러 딸과 함께 길을 나섰다. 너무 추워서 불편할 거란 생각을 하면서도 미리 계획한 일이라 가기로 했다. 서울에 도착한 우리는 고속터미널과 연결된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건물들이 연결되어있어서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9층 식당가에 가서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거의 한 달 만에 만나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어서 아주 즐거웠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재잘거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백화점 안은 봄날처럼 따뜻했다. 백화점 안의 사람들은 겨울이란 것을 실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마치 따뜻한 봄날 소풍을 나온 사람들처럼 화사하고 활기 있는 모습이었다. 바깥 공기도 쏘일 겸 잠시 백화점 바깥으로 나온 우리들은 단 5분도 걸을 수가 없는 매서운 추위에 놀랐다. 전주에서 느낄 수 없었던 차가운 바람은 살을 에듯 파고들었다. 더 이상 바깥에 있을 수 없어 우리는 다시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백화점 안에서 우리는 쇼핑도하고 수다도 떨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오래전에 보았던 ‘투모로우’ 라는 재난 영화가 생각났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정말로 일어날 수 있는 재난에 대하여 염려하진 않았다. 오히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놀라운 상상력과 화면처리 능력에 감탄하며 재미있게 봤었다. 그런데 상상속의 일이 이미 벌어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우리는 서울에 갔다가 서울의 건물 안과 지하에서만 어슬렁거리다 돌아온 것이다. 불편함도 없었고 오랜만에 아들과 만난 거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만 지하상가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식사를 예약해야했다.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서울 사람들도 건물 안이나 지하에서 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다들 전혀 불편해 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 보였다. 하지만 바깥 공기와 햇빛을 보지 못하고 지낸 하루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 북반구가 꽁꽁 얼었다고 했다. 영화에서처럼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가 따뜻해진다는데 오히려 극한의 추위가 온다는 것은 우리가 쉽게 의식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겨울 날씨인 삼한사온(三寒四溫)도 사라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번 겨울한파가 올해로만 끝나는 게 아니란 말인가? 지구 온난화를 우려하는 여러 경로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내게는 경각심이 별로 없었다. 지구의 환경이 변한다 해도 변화된 지구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이 생기지 않겠나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설령 내가 경각심을 갖는다 해도 나 하나의 경각심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서울에 다녀온 뒤로 나부터라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작은 노력을 기우리기로 했다. 한 사람의 노력이라도 더해진다면 조금은 더 지구가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지구 온난화는 우리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자동차와 수많은 공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큰 원인이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일회용품의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작은 노력을 해보리라 다짐해본다.
다시 한파가 몰려온다고 한다. 영화에서처럼 지구가 온통 얼음덩어리로 변한다면 우리는 지하세상을 만들어 살거나 우주의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야 할까? 그런 일은 없으리라 믿지만 좀더 나은 지구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조금씩 노력하면 좋으려니 싶다. 우리의 작은 마음들이 쌓여서 지구온난화의 진행이 늦춰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좋겠다.
(2011.2.2.)
- 이전글현대판 효자/김학 11.02.04
- 다음글존경 받는 어르신으로 살기 11.02.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