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아들이 금메달/정석곤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아들이 금메달/정석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78회 작성일 11-01-27 14:44

본문

아들이 금메달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정석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1970년대, 80년대 대한가족계획협회의 표어다. 이때만 해도 ‘남아선호사상’이 봄날의 산불처럼 걷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표어로 인구 증가를 막아보려고 했었다. 나는 스물다섯 살 되던 해 4월 18일에 결혼을 했다. 바로 이듬해에 아들, 또 두해 지난 뒤에 아들, 또 세 해 지난 뒤에 아들을 낳았다. 우리 부부와 어머니도 좋아하셨다. 친척들이나 이웃, 지인들도 다 좋아했다. 자녀 이야기만 나오면 은근히 아들 셋 자랑을 하곤 하였다. 참 기술이 좋다며 좀 가르쳐 달라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 딸만 둔 이들 앞에서는 살살 눈치를 봐가며 자랑을 했다. 그때는 아들하면 목에다 힘 줄 만 했었다. 대학에 입학하여 P교수가 딸 하나를 낳고 정관수술을 해 가족계획을 했다는 말을 듣고 학생들은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몇 십 년 전인가 딸에 대한 비아냥거림을 막으려는 말이 있었다. 딸이 있어야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그런데 요 몇 년 사이에 자녀에 대한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아들보다 딸이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딸이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우리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대로라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아는 ‘피그말리온 효과’란 말이 있다.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말한다면 딸들은 부모에게 잘해야 하고, 아들들은 못해도 된다는 말인가.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읽은 글이 생각난다. 딸 셋을 낳으면 금메달이고,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낳으면 은메달이고, 딸 하나에 아들 둘이면 동메달이라면서 ‘자녀 농사는 동메달'이라고 쓴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아들 셋을 낳으면 노메달인 목메달이라고 해야 할까 하고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나는 내 아들 농사만큼은 금메달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들 상훈, 상진, 상인이는 곱게 자라 현역으로 군복무를 다 마쳤다. 남들이 부러워할 일은 아니지만 사회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빠 엄마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어릴 때나 똑 같아 아주 대견스럽다. 아들 때문에 벌써 비행기를 두 번이나 탔다. 재작년 회갑 때 여름이었다. 셋이서 몰래 적금을 부어 가보고 싶었던 중국의 북경과 장가계를 다녀오라고 했다. 아내와 4박 5일간 듬뿍 쥐어 준 용돈을 받아 들고 여행을 다녀왔다. 이집트, 이스라엘, 터키의 성지순례에 이어 두 번째 해외여행이었다. 아내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그때 신종풀루가 처음으로 극성을 부렸지만 날씨도 좋고 여행 코스가 환상적이었다. 한 번 더 가보고 싶다. 오래 전부터 아내와 일본에 가보고 싶었다. 언제 막둥이가 내 마음을 헤아렸는지 지난해 가을에 보내준다고 장담했다. 그런 뒤 12월 초쯤 작은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방학 때 3박 4일간 여행 날짜를 잡으라는 것이었다. 막둥이가 형에게 여행 추진을 부탁한 것 같았다. 올 1월 10일부터 잡았다. 여행비가 중국 여행 때보다 훨씬 많아 걱정도 되었다. 자영업이 확장되니까 효심도 더 넓어진 것일까? 아내와 나는 막둥이가 일본 여행을 보내준다며 몇 번이나 자랑을 했다. 가방은 여행의 중요한 준비물 가운데 하나다. 중국여행 때는 우리 가방과 큰아들 네 가방에다 큰 배낭까지 가지고 갔다. 이번엔 있는 가방에다 작년에 산 가방과 작은 배낭을 가지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내는 여행을 며칠 앞두고 큰 가방을 사가지고 현관문 밖에 두고 들어왔다. 어머니께 미안해서 그랬다고 했다. 이제 해마다 둘이 해외여행을 하려면 큰 가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막둥이가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의 마음을 채워주어 다행이다. 출발 이틀 앞에 작은아들 내외가 내려와 큰아들 내외까지 모이니 시끌벅적 여행 전야제를 가졌다. 서울에서 막둥이의 전화가 와 축제분위기를 더 북돋았다. 작은며느리는 할머니께 우리 내외가 없는 동안에 쓰시라고 용돈을 드렸다. 작은아들은 여행 짐 꾸러미를 하나하나 점검하였다. 큰며느리는 어머니가 손이 시리다며 따뜻한 장갑을 사다 주었다. 아내는 잠시 외출할 때도 아흔 둘이신 어머니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이번에도 큰아들 내외가 할머니를 모신다고 하여 마음 놓고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치매 끼가 있으신 어머니도 돌아가신 큰 외숙의 계모임을 따라 여행을 다니신 것은 기억하실 것이다. 제주도에 가면 해 뜨는 것도 보고 바다와 배도 많이 보고 오라고 하셨다. 아내는 집안 살림을 훌훌 털어 버리고 온 여행이라 본디 밝은 얼굴이 더 천사의 얼굴 같았다. 자녀들한테 오는 전화와 자녀들에게 거는 전화마다 고맙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 자녀들의 효심에 들뜬 아내를 옆에서 보면서 일본의 고베, 교토, 나라, 오사카, 간사이 여행은 한결 즐거웠다. 막둥이가 즐거워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목소리가 좋아졌다며 올 여름에도 보내준다고 어느새 약속했다고 한다. 내 귀에도 솔깃했다. 아내는 여행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벌써부터 호주, 뉴질랜드, 하와이 등 어디로 갈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가끔 세 아들과 두 며느리에게 편지를 쓸 때는 부르는 말로 ‘아들과 딸들아’라고 시작한다. 아들과 며느리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내가 그들을 아끼고 사랑한 것처럼 아빠 엄마에게 그렇게 해주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며느리가 딸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서일 것이다. 자식 자랑 아내 자랑은 팔불출(八不出)이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이런 아들들을 누가 목메달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도금과 합금이 아닌 금메달 가운데도 순도 100%인 황금메달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뭐래도 아들들이 최고다. 아들아 딸들아, 고맙다. 참으로 고맙다. (2011. 1. 21.금 ) (주) 팔불출(八不出) : 제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여덟 달만에 낳은 아이를 일컫는 팔삭동(八朔童)이에서 비롯되었다. 온전하게 다 갖추지 못했다 해서 팔불용 (八不用) 또는 팔불취(八不取)라고도 한다. 팔불출의 8가지 뜻 가운데 ․둘째가 마누라 자랑이고, ․셋째가 자식 자랑이라고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