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이의민
페이지 정보

본문
결혼기념일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인생은 결혼하여 애를 낳고 사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신붓감이 없어 장가를 못 드는 젊은이들이 늘어만 간다. 이것은 정부의 인구정책 잘못에서 비롯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때는 아이를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를 내걸어 둘만 낳기를 권장하여 둘만 낳았었다.
그러나 어느 땐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표어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변했다. 하나만 낳다보니 아들선호사상으로 아들만 낳으려고 했다. 불법인지 알면서도 미리 검사하여 딸이면 유산시키고 아들만 낳다보니 요즘 와서 그 역효과가 나타나 여자가 부족하니 신붓감이 모자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여자들이 아이 낳기가 싫어 결혼을 안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를 먹여 살리고 나라를 지킬 젊은이들이 모자라기 마련이다. 이제 정부는 아이 많이 낳기를 권장하며 자치단체 마다 아이를 낳으면 돈을 주는 곳도 있다. 서울시는 13명을 낳은 집에 아파트를 한 채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 하나 키워내는데 2억6천여만 원이 든다는데 누가 아이를 많이 낳으려 할 것인가. 앞으로는 아이를 낳으면 정부에서 책임지고 대학까지 무료로 지원해주면 애를 많이 낳을지도 모르겠다.
신붓감이 없어 장가를 못 드는 사람들 중에는 농촌총각들이 더욱 심각하다. 정읍시 칠보에 사는 할머니의 걱정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아들 3형제를 두었다고 동네에서 부러워하던 집안인데 큰아들이 40이 넘었고 두 아들은 30대 후반이 되도록 하나도 결혼을 못했으니 그 할머니는 날마다 걱정속에서 사신다. 도시에서 직장을 가지고 돈 있는 젊은이들은 외국에서 신부수입을 해오지만 칠보 할머니 아들들은 돈이 없어 신부를 수입할 수도 없으니 더 걱정이다.
옛부터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고 큰소리치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 다문화가정이 날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다고 한다. 며칠 전 TV에서 6개국 다문화 신부들이 출연하여 다문화가족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녀들은 서툰 우리말을 더듬거리며 살면서 제일 어려운 일 세 가지를 꼽으라니까 3번 음식, 2번 언어. 1번 남편이라고 했다. 음식과 언어는 이해가 되지만 첫째가 남편이라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역만리에서 오직 신랑 하나 믿고 낯설고 물설며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왔는데 남편이 문제라니 이거야말로 정말 큰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 그렇지는 않을 테지만 신부를 돈 주고 사온 상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식구들의 사랑을 못 받고 제일 어려운 게 남편이라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 다문화가정의 식구들은 외롭게 외국으로 시집와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움을 겪는 생활에 도움을 주고 더욱 깊은 사랑을 베풀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니 결혼기념일도 잘 챙겨주고 작은 선물이라도 건네 주면 사랑이 깊어질 것이다. 우리 토종들도 이웃 다문화가정에 더욱 관심을 갖고 사랑으로 대해주면 좋겠다.
나는 196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결혼했다. 그래서 아들 하나 딸 둘을 두어 다 출가시켜 따로 나가 살면서 손자도 둘씩이나 낳아 여섯을 두었다. 이번 결혼기념일에 외식도 하고 장미 7곱송이를 44회 결혼기념 선물로 주었더니 잊지 않고 챙겨주어 고맙다고 했다. 무어니무어니 해도 인생살이에는 부부밖에 없는 법이 아니던가.
(2010.12.30.)
- 이전글보길도/윤상기 11.01.18
- 다음글수필반 수강생 모집 11.01.1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