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윤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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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가시까지도 감사한 경인년
-2010년 우리 집 10대 뉴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윤효숙
2010년은 자연재해부문에서 1월의 아이티 지진과, 10월의 파키스탄 대홍수 등 자연의 대반란이 있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스포츠 부문에서는 6월의 남아공 월드컵축구와 11월의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이 컸던 경인년이었다. 경제분야에서는 중국이 샹하이 엑스포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려고 힘을 과시하였고, 그리스의 IMF로 유럽경제에 충격을 주었으며,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리콜로 세계 자동차업계에 큰 경종을 울려주었던 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구제역의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와중에서 우리 집에도 크고 작은 뉴스가 있었다.
1. 둘째 외손자 백예담 태어나다
지난 8월 6일 청주 성모병원에서 둘째 외손자 예담이가 세상을 향해 첫출발을 했다. 어머니 팔순을 맞아 화란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방학을 맞아 조카 셋을 데리고 우리나라에 왔었다. 모처럼 가족이 모여 충북 괴산으로 가족나들이를 갔다가 조짐이 이상하여 예약했던 전주의 산부인과까지 올 수가 없어 청주 성모병원에서 새벽에 출산하게 되었다. 세 시간이 마치 하루처럼 느껴진 긴 기다림 끝에 예담이가 태어났다. 제왕절개로 얻은 예담이는 엄마 젖만을 먹고 오늘도 통통하고 튼실하게 자라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로 적응해가는 작은딸 전현미가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2. 셋째 외손녀 박기희 태어나다
10월 10일 아침 7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큰딸 전선미의 출산 기미가 있다는 사위의 전갈을 받았다. 전도사인 사위도 교회에 가고 큰딸의 시댁도 목사님 집안이어서 아무도 올 사람이 없어 급하면 응급차를 타기로 했단다. 혼자 외롭게 진통하고 있을 딸을 생각하니 마음이 여간 바쁘지 않았다. 내가 서울까지 간다고 해도 점심 때 쯤이나 도착할 테니 당사자인 선미는 이미 포기했는지 목소리가 오히려 담담하다. 오늘 출산하면 주민번호가 101010이라 길일이란다. 그러나 진통은 가 진통이었고, 외손녀 박기희는 11일 촉진 주사를 맞은 지 네 시간 만에 태어났다. 올해는 외손자에 이어 외손녀까지 손자손녀 복이 한꺼번에 터졌다. 감사할 따름이다.
3. 큰 사위 미국 뉴브론스윅신학원 박사과정 합격하다
지난 12월, 우리나라에 기독교를 전파한 언더우드 선교사가 졸업한 뉴저지주 뉴브론스윅 신학원에 원서를 제출하고 기다리던 사위 박원율 전도사에게서 기쁜 소식이 왔다. 평소에 선교열정이 남다른 사위는 1786년에 설립한 뒤 많은 선교사를 배출한 전통 있는 신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싶었는데 소망이 이루어졌단다. 복잡한 뉴욕보다 허드슨 강을 끼고 강남에 있는 도시라 범죄율도 적고 살기도 좋다니 안심이지만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말에 걱정도 된다. 또한 들어가는 문보다 졸업하는 문이 더 좁다니 실력도 문제다. 하지만 성경에 걱정한다고 키를 한 자나 더 할 수 있느냐는 말씀이 있듯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예비해 주실 줄 믿는다. 시작하게 하신 분도, 끝마치게 해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실 테니까…….
4. 종합문예지 《대한문학》에서 등단하다
2008년 9월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 창작반 수요반에서 수필공부를 하고 있었다. 아직은 멀었는데 1월 25일 <목련꽃 같은 님 이시어>와 <행복의 마술사 르누아르>란 수필로 봄호 신인상 수상자 명단에 내 이름이 게재된 《대한문학》이 발간되었다. 이어 11월 19일 정읍에서 신인상 등단상패를 수상하게 되었다. 이제야 좋은 글이 어떤 글인지 분간할 줄 알게 되었는데 신인상이라니, 참 부끄럽지만 신인상이라는 것은 글을 잘 써서 준다기보다는 가능성을 보고 준다는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수상해서 나도 서울에 사는 큰 딸이 나와서 축하는 해주겠지 생각했었는데 이번에는 정읍이라 멀리 사는 딸들이 참여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사업상 바쁘다는 남편을 억지로 대동하여 참석하였다. 그런 자리에 혼자 간다는 것은 좀 그럴 것 같았다. 비록 썩 좋은 글은 아니라 할지라도 시상식에서라도 가족들의 꽃다발과 축하의 말을 기대하는 것이 나만의 욕심일까?
5. 중국여행 다녀오다
교사시절부터 내가 알아야 학생들에게 더 실감 있게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학 때마다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러나 오히려 퇴직하니 아무 때나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느슨해져서 더 여행의 기회가 적어졌다. 여행을 가지 않은 지가 거의 1년이나 되었다. 지난 6월 교회 프로그램이 끝나자마자 남편과 함께 무작정 역사탐방을 하게 되어 수필 두 편을 쓰게 되었다. 중국의 진시황릉을 둘러보고 왔다.
6. 일본 북해도 다녀오다
퇴직한 뒤 여고동창회에 들었는데 동창회의 보조로 일본 북해도에 다녀왔다. 15명이 학창시절로 돌아가 마음껏 즐기고 피로를 풀고 왔다. 특히 10월의 마지막 주여서 단풍이 한창인 북해도의 산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수필 한 편도 남기게 되었다. 주일이 끼어 미리 준비한 예배 순서지로 교인인 친구들과 호텔방에서 예배를 드리니 죄송한 마음이 조금은 덜어진 것 같았다.
7. 교회에서 드럼을 연주하여 예배에 쓰이게 되다
교회의 한 여 집사님이 드러머로 활동하는데 싱어로 가게 되어 드럼이 비어있었다. 더구나 그 집사님은 아이들도 어리고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늘 부족하였다. 어느 날 나는 아이들도 다 컸으니 드럼을 배워서 봉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지난 3월부터 문화센터에서 드럼을 배운 뒤 12월부터 예배 시간에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기초 수준이라 떨리고 실력은 모자라지만 꾸준히 배워서 차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8. 탁구 시작하다
건지산 산책이 나의 유일한 운동이자 취미인데 요즈음엔 날씨가 추워 자꾸 게으름을 피우는 때가 많았다. 생각 끝에 교인들 네 명이 마음이 맞아 김기환 탁구교실에서 레슨을 받고 있는데 아직 한 달이 채 안 된다. 그러다보니 그림 배우는 시간은 1주일에 한 번 정도밖에 안 되어 영 늘지 않는다. 그러나 만사에 때가 있는 법, 운동도 해야 하고 교회 봉사도 해야 하니 배우는 것은 좀 느리게 간다한들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최면을 걸어 보았다. 삼사년이 지나면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그림과 운동은 꾸준히 하리라 생각하고 있다.
9. 오피러스 승용차를 선물 받다
3년 전 퇴직기념으로 새 차를 사준다는 남편이 약속을 깨고 자신이 타던 그랜저 승용차를 주었었다. 남편은 회사에서 렌트카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다. 그것도 감사하여 그동안 잘 타고 다녔는데 2월 2일 갑자기 쏘나타를 구입해 준단다. 이유는 남편 회사의 계열사인 금호 렌트카가 다른 그룹으로 넘어가서 더 이상 회사차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란다. 이번에 약속을 지킬 겸 나에게 새 차를 사주고 남편이 다시 그랜저를 가져가겠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우리 가족 차 개념으로 시작하여 다시 바꿀 기회가 얼마나 있겠느냐 생각하다가 결국 쏘나타가 오피러스로 바뀌어버렸다. 자신은 회사에서 이 사람 저 사람 태우고 다녀야 하니 교인들이나 태우고 혼자 깨끗이 타라고 하는 남편……. 새로 구입한 더 좋은 차를 아내에게 주고 자신은 몇 년 된 헌 차를 가져가는 나의 남편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처음엔 황송해서 ‘내 차’라고도 말하지 못하고 ‘우리 차’라고 했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내 차’가 되어 버렸다. 항상 자신보다 가족을 더 배려하는 남편 전복기 씨에게 감사하다.
10. 남해화학 입찰을 못보다
남해화학 비료대리점도 겸하고 있던 남편은 회사 측이 농협과 비료입찰을 하지 못하게 되어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년에 트럭도 구입하고 운전기사도 더 채용하여 기대가 컸었는데, 오죽하면 여행할 시간도 없다고 설 연휴 때 바람을 쏘이고 오자고 할 정도였겠는가? 성경에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가 생각난다. 부자가 농사가 잘되어 창고를 새로 들이고 3년 먹을 양식이 충분하다고 만족하고 있었는데 하나님이 “어리석은 농부야, 오늘 네 목숨을 데려가면 네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남편도 그렇게 깨달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래저래 2010년에는 나쁜 일보다 좋은 일이 더 많았던 한 해인 것 같다. 2009년에는 사고도 많이 나는 바람에 우울했던 것에 비하면 정말 감사한 2010년이었다. 그러나 장미와 그 가시까지도 늘 감사하고, 좋지 않은 일을 통해서도 항상 교훈을 깨닫게 되니 그 역시 더욱 감사할 따름이다.
(201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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