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받은 외손자/ 오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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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재떨이인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오형곤
아침에 길가에 나가보면 백금 같은 물체가 수북하다. 오래전에는 수십 개씩 흩어져 있어 손으로 주을 수가 없었다. 비로 쓸어 쓰레받이에 모아서 버렸었다. 매일 일과로 알고 해왔던 일인데, 요즘은 그리 많이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도 습관이 되어 쓰레받이로 쓸어 모아 보관 장소로 옮긴다. 오늘 아침에는 네 개를 주워 담았다.
등산을 할 때도 산에 오르면서 길가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워 비닐봉지에 모은다. 상당히 많다. 전주 주변 등산길의 쉴만한 곳에는 대개 긴 의자가 놓여 있다. 의자 주변에는 어김없이 백금 같은 것이 눈에 띈다. 애연가들의 담배피우는 멋과 맛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즐겼으면 뒤처리도 깔끔하게 잘 처리해야 될 게 아닌가. 그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환경이 오염되고 자연이 파괴되는 시초가 된다. 비단 담배꽁초뿐만이 아니라 모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서는 안 된다.
운전하다 신호등에 걸려 정차하고 있을 때 보면, 운전석의 창이 내려지면서 재를 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도로가 재떨이인지 운전자들에게 묻고 싶다. 좀 심한 사람은 불붙은 담배꽁초를 그대로 버리기도 한다. 어떤 기사는 주행 중에도 그런 행위를 한다. 차창 밖으로 버린 꽁초가 세워 둔 찻속으로 들어가 불이 나기도 했었다. 또 산불을 일으켜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를 여러 차례 보기도 했었다. 자기 차에는 버리기 싫어하면서 왜 아무데나 버리는지 모르겠다. 너무 자기 편리만 생각하는 세상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휴가라도 갔을까.
옛날에는 쓰레기가 없었다. 모든 버릴 것은 두엄자리에 모아 썩혀서 거름으로 썼다. 마당을 쓸어도 두엄자리에 버리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남은 찌꺼기도 그 곳에 모았다. 대소변도 모두 모아 거름으로 썼으니 버릴 것이 어디 있으랴. 문명이 발달하여 종이와 비닐이 흔해지면서 쓰레기가 늘어나고 화학섬유나 비닐이 나오고부터 쓰레기는 더욱 많아졌다. 요즘엔 쓰레기로 환경오염이 심해져서 그 처리에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 잘못하다가는 인류가 쓰레기 때문에 어려움을 당할지도 모른다.
지구가 환경오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지구가 고맙다고 하지 않을까. 그래서인지 새로 가볼로지(Garbology)라는 쓰레기학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지구를 살리고 지구의 몸살을 치료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
(2010. 9. 28.)
칭찬받은 외손자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오형곤
징검다리 연휴가 되어 9월 18일 오후 서울에서 막내사위 가족들이 내려왔다.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고향으로 떠나는데 외손자는 제 부모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했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외로우시니 외갓집에서 추석을 보내겠다는 대답이었다. 참으로 기특하다며 외할머니가 무척이나 좋아하였다. 그래서 내년에도 할아버지댁으로 내려가지 않겠느냐고 하니까 내년에는 중국에서 외삼촌이 돌아 오지 않느냐고 하였다. 다음에는 내려가겠다는 뜻이다. 참 귀여웠다.
이번 추석은 외손자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나는 외손자의 뜻을 받아주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외손자는 아기 때부터 우리 집에 와서 유치원 1년을 마칠 때까지 6년 간 자랐다. 장기와 바둑을 가르쳐 주었더니 지금은 제법 수가 늘었다. 장기와 바둑을 두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아직은 장기나 바둑은 나를 이기지 못하니 자기가 이길만한 오락을 하자고 하였다. 제 말로는 알까기란다. 바둑판에 바둑알을 약 20개씩 늘어놓고 엄지와 검지로 상대방의 바둑알을 맞추어 떨어뜨리는 경기다. 마지막에 하나라도 남는 자가 이기는 게임이다. 해보니 내가 번번이 졌다. 이유는 나의 손가락의 두께 때문이었다. 어찌하랴? 외손자가 승리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야지…….
요즘엔 무엇을 배우는지 물어보았다. 운동신경이 둔한 편이라 유치원 때부터 인라인 스케이트와 아이스 스케이트를 시켰었다. 제 집에 가서도 계속했단다. 요즘은 태권도를 배워 공인 2품이고 3년 뒤에 3품을 보게 될 자격이 생겼다고 한다. 추석 뒤에는 반대표로 2인1조 로봇축구게임에 출전하여 방어 임무를 맡는다고 한다. 태권도 품새를 보려고 해보라 했더니 썩 잘 하였다. 힘이 많이 붙었고 잘 해서 손뼉을 쳐주었다.
할아버지는 태권도 몇 품이었느냐고 묻기에 할아버지 때에는 지금과 같은 말을 안 썼고 1960년대에는 당수라 하여 지금의 ‘품’을 ‘단’이라 했다고 들려주었다. 할아버지는 공인 2단증은 있고 비공인 3단이라고 알려주었다. 공인 3단은 서울에 가서 보아야하는데 마침 교사로 발령이 나서 가지 못해 비공인 3단이다. 앞으로 열심히 하여 체력을 길러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격려해 주었다.
지금 제 부모 밑에서 5년간 자랐으나 아직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생활한 기간이 길다면서 잘 따르는 편이다. 아직까지는 제 소질을 찾아 교육을 잘 받고 있다. 앞으로 학교에서 배울 기회가 많이 남아 있고 사회에서도 보고 듣고 배울 일도 많다. 소질이 계발되고 건강하게 자라서 제 몫을 다하는 큰 일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0. 9.30.)
단,품 : 태권도에서 유단자의 등급을 말하는 것으로 15세 미만은 품이라고 하고 15세 이상은 단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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