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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다냐/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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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5회 작성일 10-09-0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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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다냐 -어긋난 交感-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신 구 사람이 살다 보면 예상대로 딱 맞아 떨어지는 것 같이 신나고 재미있는 일은 없다. 그래서 그날은 하루 내내 재수있는 날이라고 싱글벙글한다. 예상이나 예감이 적중하는 사람, 그들에겐 무엇인가 교감능력과 예지력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여 나는 부러워했다. 왜 그럴까? 나는 좀 무디고 둔한 사람인 모양이다. 나에게는 당초 예감(豫感), 교감(交感)이 통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초인적 예지(叡智)도 있고 텔레파시도 통한다고 하는데……, 나는 요즈음 자가용을 없애고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버스를 자주 이용하다 보면, 특히 급한 용무가 있을 때 내가 탈 버스는 눈이 빠지게 기다려 아니 오고, 기다리지 않는 다른 방향의 버스는 금방 금방 잘도 지나간다. 우리 집 앞에서 7시 15분에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려고 7시10분에 나왔더니,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먼저와 있는 분께 물어 보니 5분전에 가 버렸단다. 그러면 다음차가 20분 간격이니 35분에 와야 하는데 45분이 되어도 도착하지 않으니 목이 빠지게 40분을 기다렸다. 겨우 타고 기사에게 물어 보니, 소통이 원활하면 일찍 오고 밀리면 늦게 오니 20분 배차간격이 40분도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재수 없이 내가 타려는 차는 꼭 그랬다. 어떤 때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택시를 타면 바로 뒤에 버스가 따라온다. 아쉬워하면서 내가 다 복이 없어서 그러는구나 체념도 해 보았다. 나의 준비성과 예지가 모자란 탓일까 아니면 버스와 잘 사귀지 못한 탓일까? 어느 때는 버스를 타고 아이비(교통)카드를 대니 잔액이 모자랐다. 50원이 모자라서 곤욕을 치르고, 차 안 승객들에게 구걸하다시피 하여 만 원권을 천 원짜리로 바꾸어 겨우 체면을 유지한 적도 있었다. 비 오는 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승강장 앞뒤에 대형차들을 주차해 놓는 바람에 오는 차가 승객을 발견할 수가 없어 그냥 휭 지나가고 나면 다시 씁쓸히 기다려야 했다. 지난번 무릎이 아파 정형외과에 다녀오다가 만원버스를 탔다. 처음부터 자리양보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차안이 벌떼소리처럼 시끄러운데 그래도 몸을 움직이는 분이 쉽게 내리려나 싶어 비집고 들어가 그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그 뒷사람이 내리는데 자리 양보는커녕 학생들이 다투어 차지했다. 운이 좋았다면 내가 서 있는 자리에 빈자리가 생길 수도 있으련만 그것이 어찌 내 뜻대로 되랴. 언제인가 전주에서 남원으로 통근할 때는 앞에 있는 버스도 놓쳤다. 버스 3m 뒤에서 초등학교 은사가 부르셨다. 그냥 갈 수도 없고 차가 왔다고 말 할 수도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버스는 출발해 버려 지각을 했다. 어느 때는 기다리던 차를 타면서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긴급한 일인데 금방 전화가 끊겼다. 건전지가 떨어졌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다음 승강장에서 하차하여 공중전화로 통화하고, 집으로 가서 전지를 바꿔 끼고 나온 적도 있다. 이젠 건망증이 심해서 그럴까?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일까? 서류봉투나 우산을 놓아두고 그냥 차에 오르고 나서 한참 간 뒤에야 생각나 쫓아와 찾아간 적도 있고, 언뜻 행선지 번호를 잘못 보고 탔다가 다음 승강장에서 옮겨 탄 적도 있다. 평소 괜찮았던 용변이 긴한 용무가 있거나, 시험 보러갈 때, 또는 차속에서 갑자기 나를 괴롭힌 적은 없었나? 사람이 긴장하거나 조급해지면 심리적으로 그런 현상이 온다는 데, 그것이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생리적으로 다급해지면 문제는 다르다. 그때는 심신의 노력을 다하며 해결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나는 참 운도 없다. 어떤 사람은 복권도 잘 당첨되고 아파트청약도 잘 당첨된다. 행사 때나 심지어 대형 마켓에서 추첨하는 상품도 잘 당첨되는데 나에게는 그런 요행수(?)도 없다. 나도 가끔 복권을 산다. 아마 100번은 샀을 것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작은 액수도 당첨된 기억이 없다. 그 수많은 행사에 열심히 응모한 것도, 한 번도 당첨된 일이 없었다. 심지어 순서대로 공짜 선물을 주는 것도 줄을 서면 내 앞에서 끝난다. 교직 40년 동안 학교행사 때, 수십 번의 행운권 추첨에서 왜 나는 당첨되지 않았을까? 젊은 시절 아파트 추첨도 된 일이 없어서, 훗날 애들 명의로 당첨되어 층 호수를 뽑아보면, 20층이나 되는 아파트에 언제나 1-2층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2층에 산다.아내와 애들이 ‘아빠 손은 복 손(?)이니, 요행도 바라지 말고 아예 뽑는 것은 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기박에도 무디고, 돈복도 없다. 왜 나는 기다리는 일도 맘대로 안 되고, 하려는 일도 잘 안 될까? 참 이상한 일이다. 나도 나이가 많아졌으니 그 기(氣)도 다 쇠진해져서 그럴까? 그렇다고 나는 한 번도 좌절하거나 포기한 적이 없다. 모래알 같이 많은 확률에 내가 선정되지 않은 것이 어쩌랴. 그래도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살았고, 어느 면에서는 나를 부러워하는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저 담담하게 다음을 기다리며 애만 태웠을 따름이다. 아마 참된 노력 없이는 이루어질 일이 없고, 기다림 없이 성취되는 일도 없다는 진리를 시험하시는 것이 아닐까 싶다. (2010. 08.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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