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해, 가야해/정남희
페이지 정보

본문
가야해, 가야해
-수필 창작과정 첫 강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정남희
언제부터인가 종이에 무언가를 써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가끔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이트를 둘러보며 부러움을 느꼈다. 언제나 나에게도 이런 곳에서 공부할 시간이 주어질까. 사이트를 접속한 뒤 달력을 보니 등록마감 날짜가 지나가 버렸다.
조심스럽게 행정실로 전화를 하여 추가접수를 문의하니 상냥한 목소리로 아주 자상하게 응답을 해 주었다. 책상 앞 달력에 빨간 색연필로 '수필'이라고 눈에 잘 띄게 표시를 하였다. 이번에는 꼭 강의를 듣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곤파스라는 태풍이 강한 바람을 일으켜 창문을 흔들어 대지만, 이번만은 꼭 “가야해, 가야해!”를 다짐하며 부지런히 식구들을 둘러보고 입원중인 친정어머니를 뵙고 나오려니, 어머니는 왜 이리 빨리 가느냐고 서운해 하셨다. 폐암으로 투병 중인 친정어머니는 남은 날이 며칠일지 모르만 마지막을 평안히 보내드려야만 내 자신이 다른 어르신들을 모실 때에도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저녁 늦은 시간 꽉 찬 주차장에서부터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열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내가 너무 쉽게 공부를 하려 했구나 하는 뉘우침으로 계단을 뛰어 올랐다.
309호실이었던가? 자꾸 심해져가는 건망증을 의심하며 시간표를 바라보니 맞게 잘 찾아왔구나 싶었다. 뒷자리에 앉아서 보니 그야말로 금자리가 비어있었다. '아니 저 명당이 나를 위해 비워져 있구나!' 재빨리 가방을 챙겨 강의실 앞 두 번째 자리로 옮겼다. 어찌 맨 앞자리는 두려울까 내 자신에게 물어보면서 두 번째 자리에 앉아있을 때의 그 기분! 요즘 아이들 표현으로 짱이었다. '그래! 이제 시작이 반이다. 넌 잘 할 수 있을 거야. 꼭 잘 할 수 있을 거야.'를 속삭이며 감사기도를 하였다. 이런 귀한 시간을 주시고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앞문이 열리며 프로필로만 알았던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교수님은 수강생들에게 한 분씩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셨다. 20여 명의 수강생들을 뵈오니 모두가 참 아름다운 삶을 사시는 분들이구나 싶었다. 그들과 함께하게 되어 무척 행복하였다.
자기소개 시간에 나는 왜 나를 잘 표현하지 못했을까? 가족소개 때 나는 자식들과 남편보다 우리 공동체가 먼저였을까. 나에게도 사랑스런 딸과 장교훈련을 하며 땀을 흘리는 큰아들과 유행에 민감한 작은아들이 있는데……. 나는 늘 내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와서 그런 것 같다.
새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나보다 이웃을, 부자보다 가난한자를, 마음이 상한 자들과 함께하길 소원하며 나의 유일한 쉼터에서 그들과 함께 하면서 내 자식과 남편의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해서가 아닐까. 이젠 수필수업을 통해 힘들었던 그 과정을, 나와 사랑하는 자녀들과 남편에게 그리고 교인들에게도 못 다한 사랑이야기를 써보고 싶다.
존경하는 교수님과 선배님들의 많은 지도와 격려를 기대한다. 늦깎이 학생이지만 열심히 해볼 각오다. 앞으로 욕심을 부려 자서전까지도 쓰고 싶다. 그리하여 자랑스러운 어머니로, 사랑받는 아내로, 존경받는 원장으로서 나의 삶을 뒤돌아보며 부끄럽지 않은 글을 남기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 이전글왜 그런다냐/이신구 10.09.04
- 다음글첫 수업/전민귀 10.09.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