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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산동네/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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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7회 작성일 10-07-2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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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산동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길남 사람은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사상이 뿌리를 내린 영국이 인간을 차별했다면 그 모순을 어떻게 변명할 수 있을까. 믿기지 않는 일이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바로 홍콩이 그런 곳이었다. 처음 가본 홍콩에서 이 사실을 보고 의아해 했다. 아편전쟁을 일으켜 전리품으로 얻은 홍콩에 영국사람이 들어와 살았다. 홍콩의 지형을 보니 평지는 거의 없고 산이 많았다. 홍콩섬도 그렇고 구룡반도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신개발지역까지도 산이었다. 가장 핵심지역은 홍콩섬의 금융지역이다. 점령한 땅에 들어와 살게 된 영국인들은 중국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거부했다. 어떻게 중국사람 발밑에서 사느냐고 금융지역 뒤에 있는 빅토리아 산정(山頂)에 자리를 잡았다. 업무지역인 바닷가까지 내려오려면 어려움이 많은데도 그들은 산꼭대기 동네를 택했다. 높이가 551m인 산정에서 업무지역까지 걸어내려오는 데는 3시간 반이 걸렸다. 귀족이 걸어 다닐 수 없어 가마를 이용했다. 당시의 한 사람 평균 임금이 월 3원인데 가마꾼 품삯이 2회에 1원이었다 하니 얼마나 비싼가. 영국 귀족들은 그런 호사를 누리며 살았다. 가마꾼들은 높은 품삯을 받았으나 산을 오르내리는 고된 노동으로 무릎이 망가져 오래 살지 못했다 한다. 나중에는 파크 트레임을 놓아 쇠 로프로 끌어올리는 전차를 타고 오르내렸다. 1888년에 설치한 전차가 지금도 있어 우리들도 타고 내려왔다. 산동네에는 그 당시 귀족 부인들이 모여 한가한 시간을 담소로 즐겼다는 커피숍이 남아있다. 산꼭대기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으리라. 건물을 보니 벽은 돌로 쌓고 그 위는 나무로 지었다. 지붕은 기와를 이었고 넓이는 50평정도 될 것 같았다. 태평산(太平山)이라는 간판글자가 새겨있었다. 지금은 초라해 보이지만 당시는 고풍스런 장소였을 거라 여겨졌다. 전망이 좋아 금융가와 리펄스베리 해양공원 등이 손에 잡힐 듯하였다. 홍콩의 중요한 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귀부인들이 아래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 후진 사람들을 어떻게 착취하여 여왕의 영광을 길이 보전할까 생각했을 것 같았다. 홍콩은 아열대지역이므로 너무 더워 산꼭대기가 살기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홍콩섬과 구룡반도 사이에는 건너다니는 다리가 없다. 그 사이가 빅토리아만인데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여왕의 머리에는 왕관 외에는 올라가는 것이 없는데 이름 위에 다리를 놓아서는 안 된다고 놓지 않았다 한다. 지금도 다리는 없고 6개의 터널을 뚫어서 차가 다닌다. 터널도 특이하다. 바다가 깊어 땅속으로 뚫지 못하고 터널을 물 속 중간에 만들어 공기부양으로 띄워 지탱한단다. 철저한 왕 숭배사상의 모습이다. 중국에 반환되었지만 옛날 모습 그대로다. 세월이 흘러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나 옛것을 지켜야 홍콩이 산다는 정부의 마음이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은 평등하고 인권은 귀중하다. 누구나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 빈부귀천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민주주의 종주국인 영국이 사람을 차별했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오르내리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산꼭대기에 살면서 중국사람을 하시했다. 그들의 눈에는 중국사람이 천한 사람으로 보였을 게다. 억울한 일이다. 일본도 식민지시대에 우리나라 사람을 이처럼 대하지 않았던가. 120여 년 전의 일이지만 중국은 뼈아픈 역사로 남겨야 할 것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도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공장에서 일하며 고생하고 있다. 일부 못 된 사장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그들을 구박하고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먼 고향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고생을 마음으로 보살피고 쓰다듬어 주는 것이 인간 본연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옛날 영국인처럼 사람을 차별해서야 되겠는가. ( 2010. 6.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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