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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사람의 피서 이야기/한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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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99회 작성일 10-07-0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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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 사람의 피서 이야기 -다슬기 잡기- 행촌수필문학회 한상기 산중이라고 더위가 없을 소냐. 요즘 조금 더웠다하면 30도를 넘는다. 집안에 있으면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어도 더위를 모르는 게 우리 산방이지만, 밖엔 30도를 오르내릴정도로 더위가 극성이다. 더위 때문에 밖에 나가 일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안에만 계속 있을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더위를 피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다가 근처에 사는 후배 수필가 이군과 상의를 했다. 이군은 이곳 진안이 고향이고 산중 생활을 나보다 훨씬 더 해 본 사람이라 좋은 방안이 있을 성싶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좋은 묘안이 있단다. 더울 땐 개울에 나가 다슬기 잡는 게 제일 시원하고 잡은 다슬기로 수제비를 끓이면 그 맛이 죽여 준단다. 바로 실행에 옮기려 했지만 무슨 일들이 그리 많은지 짬을 내지 못했는데 오늘에야 시간이 되어 이군과 함께 개울로 나갔다. 수면에서는 직접 다슬기가 보이지 않으니 수면에 대고 볼 수 있도록 만든 유리 달린 바구니만 하나 구입하면 된단다. 경험자의 말대로 바구니를 구입하고 갈아 입을 옷을 준비하니 준비는 끝났다. 유리 바구니를 수면에 대니 희한하게도 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다. 낮에는 다슬기들이 돌 밑에 숨어 지낸다. 그러니 돌을 슬그머니 들어 올리면 토실 토실한 다슬기 녀석들이 속살을 내 놓고 슬금 슬금 기어 다니는 놈, 땅 바닥에 붙어 낮잠을 자는 놈, 두 마리가 엉켜 붙어 연애 거는 놈, 가지 각색의 다슬기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더위가 계속되는 두어 시간 다슬기를 잡았다. 더 오래 해 보고 싶었지만 구부리고 물 속을 들여다 보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물에 푹석 주저 앉아 다슬기를 찾다보면 더위는 어디로 가고 한기까지 찾아 왔다. 세상에 이만한 피서가 또 어디 있을까? 한 대접 넘게 건져 올린 다슬기 요리는 아내에게 맡겨야겠다. 아내는 진즉부터 다슬기 수제비를 먹고 싶다고 했으니 알아서 잘 해 줄 것이다.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은가? 벌써부터 다슬기 수제비 먹을 생각을 하니 군침이 돈다. 다슬기 잡는 바구니입니다. 한쪽은 유리로 되어 있고, 한 쪽은 잡은 다슬기 넣을 수 있도록 구멍이 뚤려 있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발명품 중의 발명품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토실 토실한 다슬기입니다. 더 잡으려면 더 잡을 수 있을 텐데 물 속에 오래 있는 것도 별로 좋지 않을 것 같아 이 만큼만 잡았습니다. 요녀석들은 밤이면 돌 위로 올라온다네요. 플래시만 가지고 밤에 나가면 포대로 건져 올 수 있다는데 언제 한 번 갈까 말까 생각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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