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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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 싸웠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는 아시아 최강을 넘어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축구강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다. 참으로 아쉽고 분통이 터지지만 우리 태극전사들은 참으로 잘 싸웠다.
16강으로 가는 첫 번째 경기에서 덩치 큰 그리스 선수들에게 기죽지 않고 월등히 앞선 기량과 체력으로 2:0으로 완승했다. 두 번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게 4:1로 졌지만 심판이 오프사이드 오심도 있었다고 인정한 게임이었다. 공동 취재구역에서 기자들을 만난 우리 선수들은 “해볼 만했다”고 한다. 그 정교한 남미축구에 이청용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임이었다.
세 번째 경기 나이지리아전에서도 조금도 뒤지지 않은 멋진 기량으로 2:2 무승부로 한국이 16강으로 가는 4개국 중 제일 낮은 평을 받았으나 그걸 깨고 당당히 2위로 16강에 진출했었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축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세대에 이어 앞으로 한국축구를 짊어질 차세대의 역량과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무대였다. 이청용(22)의 2골은 남미 축구에서도 골을 충분히 넣을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 주었고, 기성용의 프리킥과 이정수의 2골은 수비수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큰 수확이다. 골키퍼 정성룡의 값진 경험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양분이다. 16강에서 8강으로 가는 우루과이와의 한 판은 그대로 운(運)7:기(技)3을 보여준 경기였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나이지리아 게임에서 보여준 박주영 프리킥 장소가 반대편에 똑같은 거리에서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져 밖으로 나갔다. 참으로 운이 없었다. 그 뒤 한 골을 내주고 프랑스도 열지 못한 우루과이의 골문을 열었다. 1:1에서 우루과이는 우리 골문 오른쪽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튕겨져 들어갔다. 참 운이 좋은 골이었다. 우루과이와 싸워 어떤 나라도 못 연 골문을 후반에 이청용이 머리로 넣었다. 그래서 2:1로 졌지만 참 잘 싸웠다. 우리 팀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잘 조직화되어 있어 매우 까다로운 팀”이라는 쪽으로 바뀌었다. 우루과이 감독도 자기 팀이 운이 좋아서 이겼지만 가슴을 쓸어내리는 게임이었고, 아주 힘든 게임었다고 기자들 앞에서 말했다. 우루과이 선수도 한국이 프랑스보다 강했고, 지금까지 싸운 팀 중에서 한국이 가장 강했다고 했다.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 팀과 박빙의 승부 끝에 석패한 것은 이러한 평가를 다진 계기가 되었다. 우루과이와의 한 판은 우리가 16강이 아니라 8강 4강까지도 충분히 갈 수 있는 팀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축구는 승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우루과이전과 같이 싸우면 참 잘 했다고 칭찬을 듣는다. 졌지만 잘했다고……. 우루과이와의 게임은 정말로 운이 없어서 진 게임이었다.
한국 축구의 앞날은 무척 밝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들 중 20대 초반부터 30미만 선수가 박지성(29)을 비롯하여 21명 중 절반이 되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8강이 아니라 4강까지도 충분히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축구는 토종 감독 허정무 호가 외국원정 월드컵에서 첫 16강을 이룬 쾌거였다. 우리 태극전사들 참으로 잘 싸웠다.
(20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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