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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등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니/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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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56회 작성일 10-06-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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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등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니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김길남 3월 10일 우리 일행 15명은 전주역에서 남녘행 무궁화호 열차를 탔다. 여수역에 도착하니 10시다. 모두 전주사범학교 동문 선후배였다. 나는 총무를 맡아 안내하고 경리까지 보았다. 먼저 돌산도 향일암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시가지를 벗어나 돌산대교를 건넜다. 이순신 장군이 4백여 년 전 왜군을 무찌르던 모습을 그려보며 버스에 앉아 있었다. 굽잇길을 이리저리 돌 때마다 바다와 산이 번갈아 나타나더니 임포에 도착했다. 길옆에는 돌산 갓김치를 파는 가게가 즐비했다. 홍합을 말리며 사라하고 막걸리 한 잔 마시고 가라고 졸랐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 길을 헐떡이며 걸었다. 늘 다니는 산행이지만 오금이 당겼다. 힘에 겨운 몇 분은 아예 향일암으로 가고 나머지는 금오산에 올랐다. 고개에서 잠깐 쉬며 회장이 가져온 가양주를 몇 순배 마셨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내 입맛에도 당겼다. 오랜만에 맛보는 술맛이었다. 가끔 가져오는 술은 사모님이 담근다고 한다. 얼큰해진 기분으로 정상에 올랐다. 바위는 무늬가 6각형으로 되어 있어 어쩌면 그리도 거북이 등처럼 생겼는지 참 신기했다. 마치 사람이 조각한 것 같았다. 자연의 신비를 느꼈다. 그래서 거북바위라 하고 옛날에는 절 이름을 영구암이라 했다지 않는가. 툭 트인 남해 바다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했다. 여기서부터 일본까지 아무 섬도 없이 망망대해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배 한척이 긴 물보라를 남기고 지나가고 있었다. 정상 거북등에서 아무 것도 거칠 것이 없는 너른 바다를 바라보다가 철계단을 내려와 향일암으로 갔다. 겨우 사람 하나 드나들 수 있는 바위틈을 통하여 절 안으로 들어서니 관광객이 가득했다. 바위를 깎아 겨우 자리를 잡은 절이 제비집 같이 붙어 있었다. 절 마당은 탁 트여 바다 전망이 비길 데 없이 좋았다. 바위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원효대사가 수도 했다는 관음전을 찾았다. 손바닥만한 곳에 겨우 들어앉았다. 합장하고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이 평화로운 경치처럼 남북통일이 되어 즐겁게 살 수 있기를 빌었다. 밖에는 요즘 화강암으로 조각하여 세운 관음보살상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국태민안을 비는 의미일 것이다.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다 버스 종점으로 내려와 여수로 돌아왔다. 오동도 관람을 포기하고 진남관으로 올라갔다. 전라좌수영 객사로 지은 건물인데 큰 기둥이 64개나 된다. 전면 15칸 측면 5칸 규모로 단일 목조건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집이다. 국보로 지정된 귀중한 문화재다. 앞으로 그 앞의 건물을 철거하여 바다가 훤히 보이는 광장도 만들 계획이라 한다. 유물 전시관도 둘러보고 가까운 곳에 있는 전라좌수영 대첩비와 타루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두 비 모두 보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타루비는 이순신 장군이 돌아가신 뒤 부하들이 장군을 추모하여 눈물을 흘리며 세운 비였다. 일제 때 일본 침략자들이 뽑아다 해남 명량대첩비와 같이 경복궁 근정전 앞에 묻어버린 것을 해남 유지들이 수소문하여 찾아다 다시 세웠다고 한다. 어시장에서 생선회를 떠서 2층으로 올라가 소주를 마시며 즐거운 잔치를 벌였다. 소주잔이 몇 순배 도니 목소리가 커지고 웃음소리가 요란했다. 주거니 받거니 거나하게 취했다. 회는 배불리 먹고도 남아서 나올 때 싸달라고 하여 가지고 왔다. 전주로 오는 기차 안에서도 남겨온 회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즐거움을 나누었다. 오늘은 기분이 좋은지 모두 웃는 모습이었다. 나이가 칠순이 넘었는데도 이와 같이 등산도 하고 여행을 즐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모두 뜻이 통하고 마음이 한결 같아서 더욱 편안하고 좋았다. 우리나라는 가는 곳마다 경치가 좋고 고적이 많으니 선배님들이 부디 건강하셔서 오래오래 구경이나 하면 살앗으면 좋겠다. ( 2007. 3.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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