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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서 살고 싶다/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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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7회 작성일 10-06-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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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서 살고싶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어려서 시골 생활을 많이 한 것도 아니다. 또 그 시절 지질이도 가난했던 곳이 고향이었는데, 나이가 든 요즘엔 왠지 그 고향의 흙이 그리워진다. 텃밭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검은 흙을 맨발로 디디면 그 촉감은 참으로 감미롭고 푹신푹신한 게 안방 침대보다 그 느낌이 훨씬 좋았다. 그 흙 고랑에 두엄을 넣고 하지감자 씨를 심으며 밟았던 그 감촉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요즘 도시에서는 눈만 뜨면 보도 불록, 포장도로, 빌딩, 고층아파트 주차장, 지하도 공원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흙과 멀어진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다행히 변두리 숲이 있는 공원 옆 아파트에 살기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숲길을 거닐 수 있는 행운아가 되었다. 이제 아파트는 우리들의 요람이요, 시골과 도시 가릴 것 없이 아파트풍경이 우리나라를 대변하고 있다. 집은 삶의 타전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기거하는 곳이고, 사람이 사랑의 싹을 틔우는 곳이다. 어린 시절 아버님께서는 모름지기 사람은 흙을 밟고 살아야한다고 하셨다. 나이가 들어도 나는 그 말씀이 잊히지 않아 그렇게 살고 싶다. ‘흙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인생의 출발점으로 가는 길이고, 언젠가는 그 흙속에 묻혀 사라지는 게 인생이 아니던가, 나는 며칠 전 우연히 시골길을 걷다가 경운기가 탈탈거리며 갈아놓은 밭이랑을 보고 옛날 시골에서 쟁기로 밭갈이하여 하지감자를 심던 기억이 떠올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밭고랑을 밟으며 걸어 보았다. 참으로 기분 좋고 오랜만에 밟아보는 고향 흙 맛이 느껴졌었다. 발바닥이 간지럽고 푹신하며 보드라웠다. 흙을 밟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지 새삼스러웠다. 나를 황홀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20여 년 전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처음 이사 길 때 나는 아내에게 고향에 헌집 한 채를 사가지고 멋지게 수리하여 거기서 텃밭도 가꾸며 넓은 마당을 밟으며 살면 어떻겠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아내는 펄펄 뛰었다, 늙어가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에서 살아야지 사람도 없는 시골에서는 못산다고 쌍수를 들고 반대를 했다. 그래서 흙을 그리워하던 내 꿈을 접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한 200평짜리 헌집 한 채와 논밭 댓 마지기를 사두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흙이 좋아 흙에서 살려는 것은 마음뿐이고, 그때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이 지금은 후회가 된다. 지금도 그 부드러운 까만 흙이 그립고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그 흙으로 돌아가야 할 인생인데 나는 지금도 흙을 좋아하고 있다. 그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흙냄새가 지금도 마냥 그립다. (20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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