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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바윗골의 함성/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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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42회 작성일 10-06-0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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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바윗골의 함성 -放氣美學-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石河 이 신 구 쌍바윗골에서 가죽피리 소리가 은은히 들리더니 잠시 뒤에, 갑자기 우렁찬 함성이 터졌다. 조용한 강당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바윗골에 무슨 변괴가 생겼을까? 안골에서 가끔 우르릉 꼬로록, 밖골에서는 꿈틀, 입구에서는 암모니아 향기가 솔솔 흘러나온다. 당초부터 바윗골을 염려하면서, 과욕(食貪)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평화가 있었으련만……, 그리고 그 함성이 안팎에 미칠 파문을 미리 생각해 보지 못한 탓일까? 지난번 S초등학교에서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방안’이라는 주제로 연수회를 갖게 되었다. ‘긍정적 자아개념’을 설명하면서 그 예화로 ‘천하장사 안록산과 천하일색 양귀비’ 일화를 꺼내자, 술렁이던 강당이 조용해졌는데, 하필이면 그때 쌍바윗골에서 참다 참다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제법 우렁찬 함성이 정막을 깼다. 마음속으로는 아차! 하면서도 태연한 척 그냥 넘기려 했건만, 긴장된 나머지 마이크를 뒤로 감춘 것이 화근이 되었다. 연이어 터지는 2, 3차 증폭된 함성에 속수무책, 민망하고 당황한 것은 나보다도 연수자들이었다. 어리둥절하여 두리번거리는 사람, 수군대는 사람, 손으로 코를 막고 벌름대는 사람, 폭소를 터트리는 사람 등 반응도 가지가지였다. 요즘 나는 나이가 들면서 염치불구하고 쌍바윗골 화산이 가끔 꿈틀거린다. 그 함성은 자연 발생적인 생리작용이다. 망신스러워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만 이왕 창피당한 걸 어찌하랴, 잠깐의 폭소로 분위기를 쇄신하고 후련한 뱃속에, 그 함성으로 인하여 연수생은 내용의 인지(認知)도가 심화되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더니 한 번 더 웃었다. 집에 와서 그 일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와 인터넷에서 ‘방귀’를 탐색해 보았다. ‘장에서 발생되는 기체로 항문 괄약근 사이로 방출되는 가스이며, 정상적인 장 활동의 신호이고, 독성이 없으나 약간의 암모니아 냄새(구린내)가 난다. 뀌지 않으면 변비가 되며, 괄약근을 조절하는 예지(?)가 필요함. 보통 하루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5-20회 정도, 0.5-1.5리터가 방출되며 주로 질소 함량이 20-90%’ 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또 고금소총 91화에는 ‘오지방귀(吾之放氣)’라 하여 ‘내 방귀를 가로채다니’하는 이야기로 독자를 웃겼고, 외국 선교사가 추운 겨울날 문을 걸어 잠그고 포교 중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오자 참다 못해 ‘아름다운소리 밖에 있고, 아름다운 냄새 안에 있지 마시고, 아름다운 소리 안에 있고 아름다운 냄새 밖에 있길 기도 합시다.’ 했다는 일화도 소개되었다. 모두 ‘핫바지 방귀 새 듯’ 가볍게 웃어넘길 이야기지만 막상 당하고 나면 난감하다. 특히 엘리베이터 속에서나 걷다가 뒤에 사람이 없는 줄 알고 시원스럽게 방출된 경우에 더욱 몸 둘 바를 몰라 한 적도 있다. 미미하나 그 소리(크기)도 유전성이 있고, 먹는 음식에 따라 냄새도 달라진다고 한다. 살다보면 참을 수 없는 불가피한 사연을 숨기거나 감추려 말고 확 분출시키면 가슴속까지 시원함을 느낀 적도 있다. 요즈음 천안함 사태에 대하여 정부발표와는 달리 누리꾼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법 그럴듯한 논증 하에 전문가 뺨치는 정황과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공박을 일삼는다. 여기 쌍바윗골의 함성에 대한 불꽃 튀는 논쟁도 그에 못지않게 그칠 줄을 모른다. ‘식탐에 유의하고 경계태세로 괄약근 조정을 잘 했다면 그런 불상사는 없었을 게 아니냐? 그 함성 자체가 불가항력적인 정당방위냐 아니면 사전예방이 가능한 행위냐? 시각을 조정할 수도 있지 않았었느냐, 어쩔 수 없지 않았겠느냐?’ ‘내, 너를 소홀히 대접한 바 없거늘 왜 하필 그때, 그 시각에 나와 의논도 없이 튀어 나오는 것이냐? 너는 내가 긴장할 때 조심하려면 톡 튀어 나오는 것이냐?’ ‘괜히 제가 잘못해 놓고 나더러 책임지라고? 그리고 내 탓만 하는 거 아냐?' 인생사가 다 그렇듯이 내 안에서도 서로 ’네 탓‘ 만 하고 있다. 한편 생각하면, ‘쌍 바윗골의 함성(방귀)과 인격은 별개의 문제다. 시원한 함성은 스트레스를 해결해 주고 근심과 걱정을 한 방에 날려 보낸다. 그 함성(외침)은 나의 자유이자, 고귀한 권리라’고 되뇌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아무리 불가항력적인 일이라 하더라도 이유야 어떻든 내가 할 수 있는 한 남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쌍바윗골의 함성’으로 착잡한 하루였다. (2010. 0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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