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전주천의봄/윤석조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전주천의봄/윤석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6회 작성일 10-04-20 07:21

본문

전주천의 봄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윤 석 조 양지바른 쪽의 마른 나뭇가지에 파릇파릇 새싹이 돋으니 봄날 아침이 더 싱그럽다. 작은 화단에도 개나리와 진달래, 동백꽃들이 활짝 피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봄 잔치가 한창이다. 화산공원과 전주천변에는 봄빛이 일렁이고 있다. 물 건너 화산공원 자락에는 어느새 산 벚의 하얀 꽃과, 벌거벗었던 나무들이 막 봄옷으로 갈아입고 저들만의 봄날을 즐기고 있다. 방천에는 둑길 따라 히말라야시다의 진초록 가로수가 긴 겨울을 잘 넘겼다는 듯 당당하게 늘어서 있어서 보기 좋다. 그 밑에는 개나리의 노란 꽃들이 무덕무덕 피어 봄소식을 알려주고 있다. 천변도로를 따라 가로수로 서있는 버드나무의 연초록 가지들도 봄바람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맑게 흐르는 물가의 버들강아지들도, 봄옷으로 단장하고 원앙새들을 지켜주고 있다. 초록 풀잎을 제치고 솟아난 민들레가 노란 웃음으로 봄을 알려준다. 흰나비가 봄 마당을 빙빙 돌며 즐기다가 날갯짓에 지친 듯 앙증맞은 하늘색 개부랄 꽃에 내려앉아 꿈속에서 봄을 찾고 있다. 쌍다리를 지나자 위쪽 물줄기가 쿨쿨거리며 하얗게 내려오다 어느새 조용하게 흐른다. 도섭지(인공개울)둘레의 조팝나무는 어느새 하얀 꽃망울들이 초록 잎을 제치고 세상을 구경하겠다고 아우성이다. 황매화도 질세라 연초록 잎 위로 노란 꽃망울들을 내밀고 있다. 양지쪽 방천 밑에서는 까치 한 쌍이 깍깍거리며 교대로 오르내리며 사랑놀이로 봄을 맞고 있다. 산당화의 터질듯 한 붉은 꽃망울이 눈길을 붙잡는데, 봄빛으로 단장한 긴 자전거행렬은 천변 산책길의 봄 냄새를 맡으며 느긋하게 달리고 있다. 마른 풀을 쪼아대는 비둘기 떼는 발걸음을 방해하는데 갓 피어난 씨름 꽃이 눈길을 끈다. 사시사철 노인들의 놀이터인 싸전다리 밑 양지쪽에는 바둑, 장기, 화투 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기려는 노인과 서서 어깨너머로 구경하는 노인도, 한 마음이 되어 시간이 멈춘 채 봄날의 해가 서쪽으로 기운다. 잔잔한 전주천 금빛 물결이 황홀하고, 노랑나비는 훨훨 날아서 냇물 건너로 사라진다. 전주자연생태박물관 꽃밭에는 봄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 있었다. 복수초의 노란 꽃과 할미꽃, 돌단풍, 튤립의 꽃망울들이 갈 길을 붙잡고 있다. 노랗게만 피는 줄만 알았던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그 꽃을 한참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 꽃도 나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다. 김춘수의 시 ‘꽃’ 이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이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아지랑이가 뿌리고 간 전주천의 봄이 시나브로 조금씩 짙어지고 있다. (2010. 4. 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