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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김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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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99회 작성일 10-04-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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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장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기순 모기의 계절도 아닌 요 며칠 사이 모기들이 극성을 부려 잠을 설쳤다. 귓가에 웽웽 거리는 모기들을 퇴치시킬 방법을 찾다가 모기장을 치기로 했다. 모기를 잡으려고 에프킬러를 뿌리거나 모기향을 피우면 독한 냄새로 머리와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왔다. 모기 잡이가 아니라 사람 잡이가 될 것 같았다. 더구나 손과 벽에 피를 묻히며 모기를 잡는 것은 끔찍하다. 나는 모기장 속으로 들어가 평안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얼마 뒤 모기장에 매달려 구걸하는 모기를 보았다. 모기는 너에게로 갈 수 없도록 가로막는 이 물체는 무엇이냐고 절규하며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 파리목 모기과에 속하는 모기라는 곤충은 지구상에 약 2,500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9속 47종이 있다고 알려졌다. 모기는 흡혈을 하는 암컷모기와 식물즙, 과일즙이나 이슬 따위를 마시며 사는 수컷모기로 나눌 수 있단다. 암모기는 뱃속에 알을 품고 있을 때 뱃속의 알을 키우려고 흡혈을 한다. 암모기가 6개월을 사는데, 사는 동안 50~60차례에 걸쳐 피 사냥에 나선다고 한다. 이는 공중 위생상 매우 중요하다. 황열병·말라리아·사상층증(症)·뎅그열(熱) 같은 심각한 질병을 옮기기 때문이다. 질병을 옮기는 모기에는 3가지 중요한 속(屬)이 있는데, 말라리아 매개체인 사상충이나 뇌염을 전파하는 학질모기 속과 바이러스성 뇌염의 매개체인 집모기속, 황열·뎅그열·뇌염의 매개체인 숲모기속으로 알려져 있다. "나를 탐하는 모기야, 너는 산란기의 암모기일 테지만 어떤 종인지 궁금하구나. 네가 애처로우니 너를 쫓아내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겠구나." 산란기의 암모기는 수컷모기를 기피하는 특성을 이용하여 초음파 모기퇴치기로 쫓을 수 있다는데……. 아니면 생명공학을 이용한 생물 방제법은 어떨까. 즉 천적을 이용한 모기퇴치법 말이다. 미꾸라지는 하루 1,000마리의 모기유충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모기유충이 사는 늪지에 미꾸라지를 방류하지는 못해도, 추어탕을 즐겨 먹으면 너희들이 감히 얼씬거리지도 못하겠지. 자연스럽게 너를 없애는 방법이 또 있다. 내 방에서 벌레 먹는 식충식물을 기르는 거야. 꿀샘으로 너를 유인한 뒤 잡아먹게 하는 벌레잡이 풀도 있고, 네가 앉으면 손모양의 잎이 오므라들어 잡는 파리지옥 풀, 아니면 잎 앞에 길게 나와 있는 솜틀에 붙은 끈끈이로 너를 잡는 끈끈이주걱 풀도 있다. 고요한 이 시간에 적수(敵讐)로 만나 너를 없애버리려는 생각에 골몰하다니, 나도 이렇게 잔인한데가 있구나. 그렇다고 순순히 나를 너에게 내어 줄 수도 없고……. 불을 끄려고 모기장을 나오는 순간, 모기는 재빨리 모기장 속으로 들어가 잉~이~잉 날아다니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빼앗으려는 자와 빼앗기는 자, 과연 누가 이길까? 모기야, 우리는 모기장을 두고 자리를 바꾸었으니 이제 휴전을 하자.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런 모기장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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