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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노래/김기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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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31회 작성일 10-04-0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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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노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기순 새 불에서 부활초에 불이 댕겨진다. 사제는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부활초를 높이 들고 “그리스도, 우리의 빛” 세 번의 노래를 매번 더 높은 음색으로 부르면, 신자들도 같은 음색으로 “하느님, 감사합니다.”하고 응답하며 성당 뒤쪽에서 앞 제단으로 행렬한다. 두 번째 노래를 하고나면 신자들은 부활초에서 각자의 초에 불을 밝히고 서로 불을 댕겨준다. 동시에 성당은 환히 밝아진다. 해가 떠오를 때 물러서는 어둠처럼 어둠은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 이것은 부활하신 우리 주님은 영원히 우리의 빛, 우리의 기쁨, 우리의 생명이 되실 것이니 그리스도인들은 이 빛 속에서 살아가야함을 일깨워준다. 그리스도의 불에서 점화되어 타오르는 내 초는 내 생의 노래가 되어 빛을 발하며 감사의 촉루(燭淚)를 흘리고 있다. 내가 수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과정들이 빛 속에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 둔 때였다. 나는 어머니가 수녀원에 소속된 학교를 보내려고 본당 신부님과 상담하시는 것을 알았다. 자유분방한 내가 엄격한 수도원의 규율을 지키고 살아야하며, 그 수도원의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것은 내 목을 조이는 것이라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그걸 모르는 어머니가 아니셨지만, 어머니는 오랫동안 감춰 두었던 자신의 속내를 조심스럽게 드러내 보이셨다. “너는 특별한 아이란다. 네가 네 살 때 어느 날 갑자지 앞을 못보고 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소경이 되는가 싶어 애태우며 백방으로 명의를 찾아 치료해보았으나 희망이 없어 보였지. 그때 너를 위해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은,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의 뜻을 찾는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어. 기도 중에 너의 눈을 치유시켜주시면 너를 봉헌하겠다고 서약을 했단다. 그 뒤로 너의 눈은 정상으로 회복되었지. 그 사건을 통해 너는 빛의 딸로 부름을 받은 것이라 생각해.” 나는 어머니의 깊은 심중을 헤아리며 어머니의 신앙과 사랑에 감격했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의 서약을 지켜 드렸고,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내가 수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 빛의 노래라고 자부한다. 맹인이 될 뻔했던 내가 지금도 두 눈의 시력이 1.2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빛으로 빛을 보며 솟아오르는 감사의 기도, 그 기쁨을 온 천하에 전하고 싶다. 빛의 예식으로 해서 부활 성야 미사는 고조되는데, 이 사회의 반생명적인 어둠은 언제 동이 트려는지 아득하다. 자살, 낙태, 안락사, 배아실험, 사형제도 등.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시대에 만연한 물질주의에 대응하는 부단한 노력도 절실하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 자연 생명이 파괴되면 그 자연을 호흡하고 섭취하며 살아가는 인간 생명도 운명을 같이 해야 한다. 세계 어디를 봐도 4대강 사업처럼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환경을 살리겠다는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독일이나 미국, 일본 등은 그동안 강에 건설했던 댐을 철거하고 자연하천으로 되돌리고 있다. 자연이 아니라 인공하천으로 대자연의 질서를 무시하는 인간의 오만, 눈앞의 이익을 얻으려고 무분별한 개발로 몇 만 년을 가꾸어 오신 하느님의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각 성당마다 정문에 현수막을 내걸고 4대강 사업이 생명을 죽이는 짓이라고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바람에 누웠다 일어서는 저 흰 깃발 위로 부활의 촛불도 따라 춤을 추며 경고한다. 생태가 훼손되는 것은 인간 삶의 가장 큰 위기라고.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너희나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신명기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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