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어느날 그 길에서/김세명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어느날 그 길에서/김세명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07회 작성일 10-03-06 15:57

본문

어느날 그 길에서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야간반 斗溪 김세명 아침 일찍 운동을 가느라고 골목을 돌아 큰길로 나서는데 바로 앞에 시뻘건 피가 흥건한데 거기에 시커먼 물체가 있었다. 사진으로도 그런 모습을 못 보는 내가 어쩔 수 없이 확인을 해야 했다. 가까이 가면서 보니 검은색 털인데 개는 아니고 고양이였다. 바로 인도 옆에 쓰레기장에서 먹을 걸 뒤지고 나오다가 변을 당한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라 차들이 없을 때 빨리 치워야 하겠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 장갑을 들고 나왔다. 얼마나 굶주렸으면 그랬을까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장갑 낀 손으로 고양이 시신을 들으려니 흘러내린 피가 땅에 얼어붙어 몸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 있는 힘을 다해 얼어붙은 몸을 떼어냈다. 길에서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어 죽는다. 그 무섭고 쓸쓸한 죽음, 그간 개발과 성장지상주의로 나가며 산업화와 도시화만을 쫓던 결과다. 우리는 흔히 길에서 치어 죽은 동물들의 시체를 볼 수 있다. 곳곳 산하를 파헤쳐 만든 도로에서 많은 생명들이 자동차 바퀴에 치어 사라진다. 작은 동물들의 죽음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눈에도 잘 띄지 않는다. '친환경-생태'라는 미사여구를 내세우면서도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지와 길을 파괴하고 삭막한 콘크리트오 아스팔트 도시를 만들었다. 왜 이렇게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이토록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토끼, 고라니, 삵, 두꺼비의 눈에는 도로와 자동차가 어떻게 보일까?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야행성이다. 그리고 그들의 서식처가 있다. 야간에 그들의 서식처로 이동하다 보니 인간이 만든 도로를 건너야 한다. 또 자동차의 불빛은 동물에게 큰 위협이 되어 꼼짝없이 부디쳐 치어 죽는다. 야간에 운전하다 보면 흔히 튀어 나오는 동물을 피하려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승소확률은 별로 없다고 한다. 토목건설 위주로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모든 도로는 포장되고 고속화되며 날이 갈수록 도로는 늘어난다. 사람들이 편리성만 추구하다보니 자동차의 홍수 속에 많은 동물들이 도로에서 차에 치어 죽는다. 운명은 재천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운명은 재차(在車)라 할 정도로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친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마음은 날로 황폐해진다. 공유보다는 내 것만을 추구하는 사회로 변했다. 정부도 극소수 잘 사는 사람들 위주로 정책을 펴나가고 나머지는 버려두는 것 같다. 신자유주의가 인간성을 파괴하고 승자독식사회로 변모시켰다. 나는 가끔 비포장도로에서 흙먼지를 뒤집어 쓰며 자갈길을 터덜거리며 달리던 시절을 생각해 본다. 나는 농경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그땐 아파트도 없고 포장도로도 없었다. 초가집에서 소박하게 살았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나 동물이 더불어 살았다. 농로도 없는 논두렁길을 지게를 지고 다니며 농사를 짓던 평화스러운 농촌풍경을 생각해 본다. 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평화롭다. 그때는 불편하기는 했어도 인정이 넘쳤다. 그 길에서 차에 치어 죽은 야생 동물도 없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