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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의 도시, 벳푸/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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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93회 작성일 10-03-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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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의 도시, 벳푸 -일본 규슈(2)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김상권 총회 다음날 아침 우리 일행은 일본 규슈지역 관광에 나섰다. 먼저 ‘다자이후 텐만궁’을 찾았다. 학문의 신을 모신다는 신사다. 가장 일본적인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신사라고 한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강요당해서 그런지 조금은 찜찜했다. 하지만 일본의 문화인만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세계화와 다문화시대이다. 우리 것은 좋고 남의 것은 나쁘다는 식의 지나친 국수주의는 피해야 할 것 같다. 학문의 신을 모셔 놓은 곳이기 때문에 입시철만 되면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학부모들로 북적댄다고 한다. 우리네 어머니들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우리 일행은 다음 코스인 다카자키야마(高崎山)에 있는 야생 원숭이 공원으로 이동했다. 현재 천여 마리가 넘는 일본원숭이가 이 산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A, B, C 세 개의 팀으로 나눠진 원숭이 무리들이 번갈아가며 집합장에 나타나는데 우리 일행은 운 좋게도 교체장면을 보았다. 다음은 지옥온천 순례다. 일본하면 온천이 금방 떠오를 정도로 온천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지옥온천은 규슈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중 하나라는데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증기가 눈을 사로잡았다. 지옥온천 안에 있는 족탕에 들어가 5분쯤 발을 담갔다.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다시 유노하나 유황재배지로 향했다. 세모꼴 모양의 움막 안에 들어가니 유황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여기에서 채취한 유노하나는 일반 가정에서 온천의 약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오늘 일정을 마치고 벳푸 스기노이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시설이 좋은 큰 호텔이었다. 나는 유카타로 갈아입고 긴 통로를 지나 온천탕을 찾았다. 큰 온천탕을 보고 놀랐다. 하루의 피로를 욕탕에서 실컷 풀었다. 이 탕은 어제는 여탕이었다고 한다. 날마다 남탕과 여탕이 바뀐단다. 다음날 이른 아침의 노천온천욕은 일본에서 맛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호텔을 떠날 때 모든 종업원들이 밖에 나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일본에 온 지 사흘째, 버스는 아소산을 향해 달렸다. 도로변의 푸른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보였다. 아소산은 규슈 중앙에 있는 산으로 현재 세계에서 관람이 가능한 유일한 활화산이라고 한다. 날씨가 좋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유황냄새가 났고, 산 아래 깊숙이 파인 분화구에서 뿌연 연기가 계속 솟아오르고 있었다. 나는 내뿜는 증기를 배경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말로만 듣던 살아 있는 화산을 본 것이다. 아니 살아있는 지구를 본 것이라고나 할까. 주변의 지형도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색깔의 지층을 보았다. 지금은 연기를 내뿜지만 언젠가는 불덩어리를 토해내지 않을까?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언젠가는 폐허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후 일본의 3대 명성(오사카성, 나고야성, 구마모토성)의 하나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을 관람했다. 성의 규모가 생각보다 컸다. 건물 양식이 특이했다. 성은 성주의 권력의 상징이며 전쟁과 정치의 거점이기도 하단다. 성의 중심 건물인 천수각의 내부를 빙 둘러봤다. 당시 성주들의 사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구마모토성은 특히 석벽이 유명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경사와 견고함이 뛰어나기 때문이란다. 이 석벽이 우리나라의 돌담형식과 많이 닮았다. 조선의 석벽을 모방하지 않았을까? 구마모토 마루코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호텔에 들어오면 누구나 유카타로 갈아입어야 한다. 처음에는 거북했지만 입어보니 편리했다. 저녁식사 뒤 노래방시설이 있는 방으로 옮겨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50대쯤 보이는 호텔여주인이 일본 전통춤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별서비스라고 하였다. 보통관광객이 아닌 수준 높은 한국인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모처럼 좋은 춤을 구경했다. 이어서 우리 일행은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래방 기기에 우리 가요가 저장돼 있어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아마 1시간쯤 즐겼을 것이다. 나는 일본의 밤풍경을 맛보고자 혼자 시내 구경에 나섰다. 사람들로 북적거릴 줄 알았는데 이상하리만큼 한산했다. 나는 시장 속은 물론 여러 곳을 다니며 서민들의 삶을 직접 보고 느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여행목적은 단지 즐기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 나라 민초들의 생각과 삶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알기 위해서가 아닐까. 외국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도 이번 여행을 통해 가정과 국가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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