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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동창회/김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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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1회 작성일 10-02-2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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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동창회 -일본 규슈(1)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반 김상권 2001년 6월 5일. 전주사범 개교 65주년기념행사가 열린 날이다. 재(在)일본 전주사범동창회가 마련한 총회에 참석하려고 우리일행은 일본 규슈로 갔다. 내겐 처음 해외나들이 날이기도 했다. 그분들은 전주사범의 모임(全師の會)을 계속해오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의 동문들을 초청한 것이다. 우리 일행은 심상과 3회 박찬석, 5회 이경렬 선배를 비롯해서 28명이, 일본인 선배는 25명이 참석했다. 일본 선배들은 일본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데 이번 총동창회에 참석하고자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왔다고 한다. 그분들은 일본 강점기 때 전주사범의 전신인 강습과와 심상과를 졸업한 선배들이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전주에서 태어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교편을 잡았고 일본으로 돌아가서도 교편을 잡은 분들이다. 전주에서 청춘을 보낸 분들이다. 어쩌면 전주가 그분들의 제2의 고향일지도 모른다. 그들이 배움의 터전인 모교와 전주를 잊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총회는 오후 4시 30분쯤 후쿠오카의 와카쓰루 국제여관에서 시작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방에 들어섰다. 전사의 모임(全師の會) 후쿠오카대회개최(福岡大會開催)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일본의 전사의 모임 대표 아키기루시후(秋吉資夫) 선배의 환영사와 우리와 함께 간 전주교육대학교 동창회장인 김형호 교수가 답사를 했다. 이어서 각자 본인의 소개가 있었다. 여기에서 일본에 사는 심상과 3회와 5회 각각 두 분과 전주에서 올라간 심상과 3회, 5회 각 한 분의 해후가 있었다. 56년이란 긴 세월이 흐른 뒤의 만남이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 아마 학창시절, 교사시절, 광복 뒤의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들을 하지 않았을까. 총회에 참석한 선배들은 내일 모래면 팔순인데도 건강한 모습들이었다. 초면인데도 오래전부터 사귄 친구처럼 다정하고 훈훈한 분위기였다. 일본인과 한국인이 아닌 선배와 후배로서 보이지 않은 정이 흐르는 자리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나 할까. 식사가 시작되었다. 아늑한 다다미방에 끼리끼리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한 사람 앞에 밥과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 생선회, 새우튀김 등 일곱 가지 음식이 나왔다. 이른바 정통일본요리 1인분이었다. 그릇도 작은데다 거기에 담긴 음식의 양도 작았다. 나는 양이 차지 않아 배가 허전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들의 음식문화를 처음 접해 본 것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래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젖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저녁 늦게 친구와 나는 시내를 구경했다. 서점에도 들러 책을 구경했다. 나는 사군자 코너로 가서 여러 권의 책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일본풍의 그림들이어서 마음에 내키지 않아 그냥 나왔다. 그리고 안경집에 들렀다. 시력을 재고 돋보기를 샀는데 그 주인이 하는 말이 마음에 닿았다. 한국도 안경기술이 좋은데 왜 일본에서 맞추느냐는 것이었다. 좀 부끄러웠다. 우리가 총회를 한 이곳은 알고 보니 일본인 선배가 운영하는 여관이었다. 일본냄새가 나는 전통적인 여관으로서 아담하게 꾸며진 방이며 다다미가 마음에 들었다. 내가 묵은 방은 2층인데 오르내리는 계단이며 화장실과 욕실 등이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따라 낯선 것과의 만남이 많은 날이었다. 인천공항과 후쿠오카공항, 일본 풍경, 일본인선배들, 일본음식, 일본 여관 그리고 잠자리 등이 그것이다. 모든 게 낯선 탓인지 밤잠을 설쳤다. 개교 65주년 기념행사 때의 설렘이 채 가시지 않아서 잠을 못 이뤘을지도 모른다. 타국에서의 동창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행사다. 잠을 설쳤지만 이침 일찍 일어났다. 창밖의 강을 보았다. 어느 누가 조그만 배를 타고 다니며 강물에 떠 있는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일찍 쓰레기를 걷어내는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로구나, 생각했다. 나는 간편한 옷차림으로 여관 근처를 걸었다. 일본의 서민적인 맛을 좀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어서였다. 거리는 담배꽁초는 물론 휴지 한 장 볼 수 없었다. 군데군데 주차장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도로에 주차한 차량이 한 대도 없었다.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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