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딘겐의 추억/임종우
페이지 정보

본문
고딘겐(gottinggen)의 추억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임종우
벌써 20년도 넘는 꽤 오래된 이야기다. 1987년 7월 2일부터 8월 13일까지 42일간의 일정으로 독일 GTZ 초청으로 초지축산연수차 독일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8월1일 고딘겐이란 도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 도시는 대학도시로서 인구 12만 명 가운데 4분의 1인 3만 명이 대학생이며, 대학교가 일정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 곳곳 건물 안에 학과별로 강의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우리들의 독일 가이드 부락커 박사(Dr Braker)에 의하면 이 도시 주변에서만 노벨상 수상자가 30여 명이나 된다고 하여 우리 일행들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곳 고딘겐대학가에는 역사박물관을 비롯하여 신기한 것이 너무너무 많았다. 그중에서도 나의 머릿속에 항상 남아 있는 것은 시청 앞 광장에서 약 10미터 높이로 우뚝 서있는 이 도시 상징이라고 하는 거위소녀(goose Girl) 조각동상이다. 소녀가 거위를 안고 있는 이 조각동상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젊은이들이 모두 이 거위소녀 조각동상에 키스를 했는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키스를 해서 조각이 붕괴될 우려가 있었단다. 마침내 고딘겐 시장은 앞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만이 이 동상에 키스를 하도록 허용하였단다. 그래서 이 조각동상을 박사가 되는 학위의 관문이라고 한다고 했다.
고딘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꽃다발을 갖다 놓으면서 동상에 키스를 하는 광경을 연상해 보았다. 나는 비록 이곳에 와서 박사학위를 얻지 못하여 이 거위소녀(goose Girl) 조각동상에 키스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이 조각의 유래를 소개하고 싶었다. 독일에 유학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꼭 이 거위소녀 조각동상에 키스를 하도록 권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조각동상 뒷면에 내 손으로 표시를 해놓고 이 거위소녀와 미련을 남긴채 헤어졌다.
그때 우리들을 안내해 주었던 축산시험장 황석중 박사님과 내 짝꿍이 되어서 같이 생활했던 강정훈 박사의 생각도 간절하다. 서독 축산기술연수를 마치고 온 지도 22년이 지난 오늘, 나는 그때를 회상하고 일기장을 뒤지며 찬란한 독일의 문화와 고딘겐에서의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2009. 12. 24.) 서독 초지축산연수 일기장 중에서
- 이전글2009년 우리 집 10대 뉴스/나인구 09.12.26
- 다음글삼천포 나들이/윤재석 09.12.2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