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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서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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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41회 작성일 09-12-0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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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에 새로운 꿈을 잉태하듯 -나는 이렇게 글을 쓴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서상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황혼이 오면 곱게 물들어가는 노을빛에 아롱져 가는 꿈이 있었습니다. 낙엽 사이로 흩어져 가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세월 속에 묻혀 흘러갔습니다. 어느 날 외로움을 달래주던 생의 흔적들이 고운 무늬로 남아 오늘의 영광을 받게 되나 봅니다. 황홀한 등단이란 선물이 제 품에 안겨져 놀랍도록 반갑고 가슴이 설렙니다. 어느 때보다 깊은 감회를 느낍니다. 고희를 넘어 이제 새로운 삶이 화사한 글밭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제 글을 등단작품으로 선정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정성을 다하여 지도해 주신 김학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시는 정다운 문우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으로 항상 제 곁을 지켜주는 아내와 자녀들과도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황혼이 깃들어 오더라도 노을빛에 무지개 같은 꿈을 키우며 늘 새로운 글을 써 보겠습니다. 위 글은 《대한문학》을 통하여 ‘수필’로 등단했을 때 썼던 나의 당선 소감이다. 옛날 옛날에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던 곶감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할머니의 고담이 흥미로웠고, 굴렁쇠와 같은 동요나 이솝 우화, 안델센의 동화가 내 글밭에 고운 씨로 자랐던 것 같다. 소월의 시(詩)에 감동을 받았고, 윤동주의 ‘서시’에서 나 자신을 정립하고 싶었으며, 조지훈의 ‘승무’에서 인생의 오뇌를 느꼈었다. 백담사에서 88편의 시를 탈고한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沈黙’에서 임의 참뜻과 오묘한 사랑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햄릿왕자’를 비롯한 쉐익스피어의 비극과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를 통해 인생의 희로애락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듯했다. 까뮤의 ‘이방인’에서 뫼루소의 번뇌와 괴리를 감지할 수 있었으며, 톨스토이의 ‘부활’에서 고귀한 신앙의 뿌리가 자라기도 했다. 오우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마지막 잎새’에서는 짜릿한 사랑과 희생적인 인간의 정을 느끼기도 했었다. 오랜 세월 나와 속삭이며 인생을 도닥여 왔던 일기와 불태워 오던 사랑의 선물들이 조그마한 정원에 피어나는 글밭이 된 것 같다. 그렇게도 즐겨 읊었던 한 편의 詩도, 가슴으로 울어 나는 씨와 날을 엮어 산문으로 쓰인 낙서가 문학예술의 초석으로 다져진 것이 아닌가 한다. 석양낙조의 갈잎에 떠오르는 영혼의 노래를 불러 보았다. 낙엽 사이로 흩어져 가는 시혼을 새롭게 느껴보았다. 외로움을 달래 주는 내 마음의 노래가 마침내 시인(詩人)으로서 햇빛을 보게 되었다. 성숙한 시인으로 샛별처럼 빛나는 시를 쓰고파 붓을 가누고 있다. 내 나이 고희를 넘긴 지 오래다. 이제 노년을 맞아 삶의 진솔한 모습을 수필 밭에 심어 정성껏 가꾸고 싶다. 글은 자기가 걸어온 인생이요, 자신의 인격이라고 생각한다. 곧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 한 알의 씨알이 삶이라는 밭에 뿌리를 내려 어떻게 자라고 어떤 꽃을 피우며 얼마나 알찬 열매를 맺어 왔는지,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고해성사(告解聖師)의 글을 써 보고 싶다. 문학은 어떤 장르가 되던 글로 표현하는 언어예술이다. 수필은 특히 인생이나 자연을 통한 체험을 어떤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써 나가는 글이라고 할 때, 글쓴이의 인생관이나 생활이 드러나는 관조적이고 개성적인 글이다. 따라서 필자의 인간성이나 인격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진솔한 삶이 진술되는 글이기에 쉽게 다루기가 어렵다고 본다. 자연과 인생에 대한 깊은 안목이 있어야 하고, 사색의 향연이 넘쳐야 한다. 서정적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표현의 묘미가 곁들여 주면 더할 바 없을 것 같다. 또한 위트와 유머가 있어야 글의 멋이 난다. 마지막에 삶의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잔잔하게 적셔오는 부드러운 정감이 흘러 독자의 공감을 얻어야 하리라. 나는 많은 글을 쓰지는 않는다. 그럴만한 재능도 없을 뿐 아니라 그럴듯한 소재를 많이 갖고 있지도 않다. 창작활동과는 거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글을 마구 써야겠다는 과도한 욕심보다는 꼭 쓰고 싶은 감동이 솟구칠 때 나는 붓을 든다. 메모광이 아니라서인지 역사적인 사료나 기행에서 얻은 자료는 더욱 빈약하다. 그야말로 생활 속에서 얻은 온갖 체험이 바로 글감이 되어 시(詩)가 되고 산문으로 엮어진다. 그것이 바로 나의 수필창작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명작 감상과 유명한 사상가들의 어록, 고요한 밤에 들려오던 명상들이 내 삶의 강물이 되었고, 마음에 와 닿는 글귀와 시어가 오늘날 내 글의 보고가 되어 참 다행이다. 오랜 세월 삶의 발자취인 일기장과 행복을 기리던 천 번째 사랑의 선물도 내 글의 텃밭이요, 내 인생의 요람이다. 이 모든 것들이 오늘날 삶의 여울이 되어 아름다운 수필로 아롱져 흐르기를 바란다. 황혼이 깃들어 올 때면 곱게 물든 노을빛에 무지개 같은 꿈을 잉태하여 늘 새로운 글을 써야 하겠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자세로 시와 수필의 바다에 빠져 유영(遊泳)하고자 한다. (2009.11.25.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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