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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의 가을/윤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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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96회 작성일 09-11-2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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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의 가을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윤 석 조 오늘은 마이산으로 가을 소풍을 가는 날이다. 가고 오는데 교통이 불편하다는 핑계로 가 본지도 십여 년이 넘었다. 수필집 <그 사람>을 상재(上梓)하였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에서 같이 공부하는 수필가 이용미 선생이 우리 반원들을 초청하였다. 마이산 문화해설사로 활동 중인 선생과 함께 공부하는 것도 자랑스러운데, 마이산의 모든 것을 잘 알려 줄 것 같아 더욱 좋았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에 나가는 아내가 승용차를 몰고 전주역으로 돌아가면서 약속장소인 워싱턴 웨딩 예식장 앞에서 내려 주었다. 햇살의 무게 때문인지 가로수의 노랑 은행잎이, 한 잎 두 잎 시나브로 떨어져 늦가을임을 실감케 하였다. 시간이 많이 남아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뒷산에 올라보니 들 건너 산자락에 한 줄기 아침안개가 산을 휘감고 있었다. 내려와 그 자리에 다시 갔더니 K문우님이 혼자 일행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승용차로 교수님과 같이 가던 K문우님이 역전 시내버스 승강장에 모여 있다며 어서 그 쪽으로 가라고 하였다. 역전으로 찾아 갔더니 반갑게 맞아 주어, 시끌벅적 소풍가는 티를 내고 있었다. 마이산까지 가는 무진장시내버스가 우리들 앞에 섰다. 버스가 옛길인 모래재로 넘어 가기를 은근히 바라며 차에 올랐다. 화심을 지나자 모래재 가는 길로 들어섰다. 오른쪽 산골짝으로 길게 뻗은 곰치재로 가는 길이 눈에 띄었다. 전주에서 무주와 장수, 진안방면으로 가려면 만덕산(761m)을 끼고 곰치재를 넘어야 했다. 재가 구불구불하고 험하여 교통사고가 많았던 고개였다. 내 눈은 추억을 찾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30여 년 전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체력장 검사를 받아야 했고, 그 점수도 만점은 20점이나 되었다. 내 반 L군이 체력장을 포기하고 진안 자기 집으로 간 것을 그날 새벽에야 알았다. 응시생은 체력장 시작 전에 검사장에 있어야 했고 진안에서 오는 첫 차도 오전 9시 이후라, 아침 일찍 데려와야만 했다. 같이 3학년 담임을 맡고 차가 있는 맹호형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씨 고운 선생님은 흔쾌히 승용차를 운전하여 주었다. 전조등을 밝히고 꼬불꼬불한 곰치재의 정상을 지날 무렵 길 가운데 돋아난 바위에 부딪쳐 큰 교통사고를 당할 번했던 아찔한 생각이 떠올랐다. 오늘 버스가 지나야 하는 모래재는 곰치재에서 서북쪽으로 옮겨진 길로 1970년대 초에 개통되었다. 곰치재 같이 구불구불하지만 커브가 많이 부드러워졌고 100여m의 터널로 고도가 낮아졌다. 20여 년 전 진안 정천중학교와 장수교육청에 근무하면서 모래재를 넘어 다녀야 했다. 이 길을 지나다보면 사철 풍광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산속을 깎아지른 듯한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가면서, 철따라 먼 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봄에 가로수 벚꽃이 피기 시작하여 산 벚꽃이 활짝 피면 덩달아 봄꽃들이 핀다. 가을에는 구비 구비 타는 듯한 단풍으로 모래재가 타오른다. 모래재를 지나면 메타세콰이어 단풍이 너무 멋있게 서 있어 달리는 길이 너무 좋았다. 거의 평평한 길로 이어지고 남쪽 산줄기가 마이산을 품고 있다. 지금은 무주와 장수, 진안 방면을 오가려면 왕복 4차선도로가 개설된 소태정 고개로 다닌다. 마이산(馬耳山)은 수성암(퇴적암)이 지각의 융기작용으로 솟은 산이다.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말 귀와 흡사하게 생겼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쪽 봉우리를 숫마이산, 서쪽 봉우리를 암마이산이라 한다. 계절 따라 그 모습이 달리보이며 사계절 아름답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하여 벚꽃 축제가 열리고,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이 곱다. 이갑룡 처사가 쌓았다며 세찬 바람에도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는다는, 크고 작은 돌탑이 80여 개나 신기하게 세워져 있다. 탑사와 은수사, 금당사 같은 문화재도 있다. 이른 시간이지만 주차장엔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즐비하게 서있었다. 가을 정취를 즐기며 삼삼오오 걸어서 올라갔다. 교수님과 몇몇 문우님들은 L문우님이 따라 주는, 막걸리와 도토리묵으로 목을 축이니 가을 마이산 소풍이 더 즐거웠다. 서너 사발 마시고 나니 대장부 살림살이 그만하면 되었구나 싶었다. 문우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여 추억을 남겼다. 암마이산 남쪽 절벽아래 돌탑사이로 탑사를 한 바퀴 돌고 나오며 생각하니 암마이산을 올랐던 때가 엊그제 같다. 진안고원의 한 가운데에 솟아있는 마이산의 기묘한 형상을 보고, 신비감이 감도는 돌탑과 탑사를 돌며 가을 정취를 즐겼다. 전주에서 가고 오는 교통이 이렇게 좋아진 줄은 알았으니 자주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용미 선생이 예약한 음식점에서 산채비빔밥으로 포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산림청이 뽑은 100대 명산에 든다는 마이산, 자주 모래재를 넘어 이 산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마이산은 산세도 아름답고 인심도 고왔다. 술이 얼큰하니 단풍잎처럼 붉어진 문우들의 얼굴이 볼만하였다. (200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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