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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어우러진 가을 빛깔/양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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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19회 작성일 09-11-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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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어우러진 가을 빛깔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양희선 전주안골은빛합창반의 정기연주회가 끝나고 반원들의 노고와 재충전을 위한 뒤풀이를 갖기로 했다. 고창 선운사를 거쳐 백양사까지 단풍구경에 나섰다. 은빛 노년들이 철없는 단발머리 소녀가 되어 깔깔대며 관광버스에 올라 가을 단풍속으로 신나는 여행을 떠났다. 넓고 넓은 들녘은 가을 추수가 다 끝나고 텅빈 논두렁에는 하얗게 뭉쳐진 싸일러지들이 쓸쓸히 놓여 있었다. 웃음치료사 1급 자격자인 K반장의 사회로 레크레이션이 시작되었다.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란다. "자~ 크게 웃읍시다.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요. 하 하 하하 하 하 호 호 호 호 호 호" 그냥 맹목적으로라도 웃고 나면 엔돌핀이 우리 몸에 가득 찬단다. 서로 처다 보며 그저 웃었다. 그런데 엔돌핀보다 4,000배의 효과가 있는 다이돌핀도 있다고 한다. 다이돌핀은 좋은 음악을 듣거나, 아름다운 경치와 그림을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좋은 생각을 할 때 우리 몸에 많이 생성된다고 한다. 오늘 우리들은 노래를 좋아하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접할 것이니, 다이돌핀을 듬뿍 받아 기분 좋은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회자의 웃기는 넉살로 분위기는 고조(高潮)되어 시간 가는지 몰랐다. 전북 고창군 도솔산 선운사는 백제 27대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한 뒤 고려 공민왕 3년(1354년) 효정스님이 법당과 요사(寮舍)를 증수하였다. 법당을 병풍처럼 둘러싼 동백나무는 늘 푸름을 자랑하며 알알이 연둣빛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된서리가 내린 뒤 훈풍이 불면 방긋이 꽃잎을 내밀고 빨갛게 길손의 눈길을 끌어들이리라. 도솔암 길 계곡엔 오색으로 물든 단풍이 한폭의 그림 같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즐거운 생각으로 다이돌핀을 둠뿍 받으니 기분이 상쾌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에 종이배가 된 단풍잎이 뒤뚱거리며 흘러 가고 있다. 고요한 선운사 사찰을 가을빛이 따사로이 비추고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당 서정주 시인을 기리는 '질마재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시인의 생가에서는 노란 국화꽃이 관광객들을 반겨 맞으며 웃고 있었다. 온 동네와 뒷산에도 온통 국화꽃 물결이다.서정주시문학관을 둘러 보았다. 그의 호 미당(未堂)에는 '아직 덜 된 사람'이라는 겸손한 마음이 담겨 있다니 존경스럽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만족없는 탐구'를 꿈꾸는 것이 '미당 시정신'의 핵심이란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 는 누구나 낭송할 수 있는 대표작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액자에 친필로 쓴 이 시는 84세의 누님에게 라고 씌어져 있었다. 누님을 퍽 좋아했나 보다. 백양사의 오색 찬란한 단풍은 참 아름답다. 파랑, 노랑, 빨강, 갈색 등 그 누가 색칠을 한들 그리 고울까. 도도하게 서있는 소나무 사이로 수줍은 듯 나풀거리는 빨간 단풍이 참 곱기도 하다. 어떻게 저리 고운 다홍색깔을 띄울 수 있을까? 한 나무에서 파랑, 노랑, 빨강 빛을 가지마다 각기 다른 색을 뽐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흩날려 소복소복 쌓여 있다. 가을 산을 수놓은 오색찬란한 단풍이 되기까지 황사바람도 견디고, 지루한 장맛비와 뙤약볕의 모진 갈증을 참으며 오늘의 아름다움을 선사하였으리라. 함께 어우러진 빛깔로 아름다운 단풍이 되었다. 잎 새 하나 남김없이 모두 내어주고, 나목이 되어 하얀 눈을 입고 새봄의 푸른 싹을 잉태한 겸허(謙虛)함이어라. 정읍 내장산의 단풍은 전국에서 제일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다 보이는 이 산 저 산, 이 계곡 저 계곡에서 온통 단풍으로 물든 산들, 신의 조화이던가, 자연의 위대함인가. 제아무리 인간의 재능이 높다한들 대자연의 오묘함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산 위의 흰구름도 어디론지 한가로이 흘러 가고 있다. 어느새 서산에 기운 해는 붉은 낙조가 되어 강물을 금빛으로 물들이고있다. 가슴 가득 수놓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오래오래 고이 간직하고 싶다. (200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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