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고구마/임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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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고구마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임종우
세월은 물 흐르듯 한다더니 어느새 올해도 65일밖에 남지 않았다. 나는 오늘 셋째사위가 경영하는 봉동합동택배 한쪽 귀퉁이에 고구마를 심은 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고구마를 캐게 되었다. 문득 옛날 고등학교 시절 자취를 하면서 허기진 배를 채워 주었던 고구마파티의 추억이 떠올랐다.
진안에서 전주로 오는 들머리인 서낭당 고개에서 후배들과 같이 6명이 방두 개를 얻어 그곳에서 손수 밥을 해먹으며 학교에 다닐 때였다. 그때 자취생활은 아주 힘들었다. 물도 길어 와야 하며 장작개비로 불을 지펴가며 밥을 지어 먹고 학교에 다녀야 했다. 지금은 자취하는 학생도 없을 뿐 아니라 고급 원룸에 자취도구도 고급품이다. 철철 나오는 수돗물에 쌀을 씻어 넣고 스위치만 꽂으면 밥이 되지 않는가.
늦가을 어느 일요일이었다. 전주동초등학교 터에 집주인이 고구마를 심어서 캐는 날이었다. 우리는 모두 나서서 고구마도 캐주면서 이삭도 주워서 밥솥에 고구마를 한 솥 쪄놓고 둘러앉아서 실컷 먹었다. 그때의 고구마 맛은 꿀보다도 더 달고 맛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들은 공부를 하다가 간간이“고구마 사려, 고구마 사려!”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비상금을 거둬 고구마를 2킬로그램을 사다 쪄서 배를 채울 때도 있었다.
일요일에 돌아가면서 집에 가서 반찬을 가져다 먹는가 하면 아침을 해서 먹고 도시락마저 먹어치우고 점심을 굶을 때도 다반사였다. 요즈음같이 차가 잘 다니지도 않아서 버스도 못타고 으레 나무를 싣고 다니는 트럭을 사정사정하여 타고 다니는 것이 유일의 교통수단이었다.
오늘 옛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도 고구마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고구마는 옛날 구황작물로 배가 고플 때 간단히 양을 채우는 식량이었다. 대부분 고구마 통가리를 사랑방 윗목에 쌓아 놓고 겨우내 점심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었었다. 나는 형님과 나무를 한 짐 해다 놓고 고구마 한 대접에 김치를 걸쳐 먹었으며 밤에도 고구마를 깎아서 먹었다.
요즘 비닐이 나오고부터 고구마 재배가 예전보다 훨씬 쉽고 수확도 많아졌다. 그뿐 아니라 고구마를 단순 식용으로만 활용했으나 이제는 공업용으로 또 의료용과 건강식으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전남 고흥에서는 자색고구마를 많이 재배하여 그것을 브랜드화 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구마에는 안토시아닌이란 색소가 많이 함유되고 있어 세포의 노화 원인인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을 하며 발암 물질을 억제하는 항암효과도 있으며 성인병도 예방한다 .
이와 같이 고구마는 건강식이자 웰빙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구마는 거의 모든 땅에서 잘 되는 작물이므로 많이 재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요즈음 고구마를 조금 산골짝에 재배하면 멧돼지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재배지를 선정할 때 참고로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농촌지도소에 첫발을 내딛을 때 고구마 재배교육이 있었다. 그때 강의하신 기술계장이 생각난다. 고구마 다수확의 요건은 건묘육성과 고휴밀식을 해야 한다고 한 강의내용이 지금도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오늘 고구마를 두 박스 캐서 차에다 싣고 왔다. 내년에는 나도 고흥의 자색고구마를 길러서 여러 농가에 분양하여 고구마단지를 조성하고 싶다. 그리하여 식생활개선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 200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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