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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꽃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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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859회 작성일 09-05-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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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꽃구경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 수필창작반 한일신  오늘은 어머니 87회 생신이다.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계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오늘 어머니께 어떻게 해 드리는 것이 가장 최선일까 생각하다가 가족여행을 제안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이렇게 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하시며 사양하셨지만 어딘가 모시고 가고 싶었다. 일년 중 가장 좋은 계절 5월이다. 나는 충남 태안에서 열리는 안면도 꽃박람회를 찾아보기로 했다.아침 일찍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과 함께 집을 나섰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동군산 IC를 거쳐 홍성을 지나 안면도 꽃 박람회장을 3.5Km쯤 남겨놓았다. 거의 온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상해서 물어보았더니 지나온 것이란다. 갈림길 도로변에‘안면도 박람회'라는 화살표시 하나만 해 놓았으면 좋았을 텐데. 제2주차장으로 안내하는 경찰에게‘어머니께서 다리가 불편하신데 좀 더 가까이 갈 수 없겠냐'고 도움을 청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할 수 없이 그곳에 주차하고 11시40분이 되어 준비해간 김밥과 과일로 점심을 때우고 박람회장으로 향했다. 어머니의 한 손은 아들이, 다른 한 손은 딸이 잡고 가는데 어머니는‘어휴~, 차도 사람도 이렇게 많은 것은 생전 처음보았다'고 하시며 이것도 구경거리다고 하셨다. 버스만 해도 수백 대, 승용차는 수천 대나 되는 것 같았다. 살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참가국기가 펄럭이는 박람회 정문을 지나 사람들의 물결을 타고 안으로 들어갔다. 꽃 거북이 마스코트가 우리를 반겼다. 장승공원의 장승 주위에 서 있는 솟대와 아킬레기아, 튤립, 세라스티움 등 화려하게 단장한 꽃들과 사람의 향기로 가득했다. 한 4~5세쯤 되어 보이는 20여 명의 꼬마 녀석들이 보였다. 모두 노란 티에 명찰을 달고 긴 줄에 군데군데 둥그렇게 만든 끈을 하나씩 잡고 가는 모습이 꽃보다 아름다웠다. 그런가 하면 군산교회에서 나온 할머니들도 빛깔 고운 블라우스를 똑같이 입고 가슴에 큼지막한 명찰을 달고 있었다. 몇몇 분은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기도 했지만 하나같이 환한 표정을 보니 마음은 어느덧 동심으로 돌아간 듯 편안해 보였다. 나는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박람회 주제관인 ‘플라워 심포니관'에 들어가려고 줄을 섰다. 줄이 겹겹이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순환이 빨랐다. 전시관 안에 들어가니 와~ 딴 세상에 온 것 같았다. 끝물이라 어쩔까 했는데 여기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21개국에서 신품종과 유명품종을 전시한 이곳에서 펼쳐지는 꽃의 향연에 나는 한 순간에 매료되고 말았다. 이름 그대로 박람회였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꽃 터널을 지나 소리를 지르면 춤을 춘다는 무초와 극락조 등 다양한 꽃들을 보며 특히 불에 타야 꽃이 핀다는 '그래스토리와 아이스크림 튤립'이 인상적이었다. 밖에 나와 분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긴 세월 겪은 풍상이 오롯이 담긴 곰솔나무, 소사나무, 주목 등을 보며 10억 원이 나간다는 노 거목 향나무 분재에 눈길을 멈췄다. 사람들로 붐비어 한참 기다리다 이를 사진에 담고 꿈꾸는 소녀상 앞에 다다랐다. 피곤한지 꽃밭에 누워 자고 있는 거대한 여인의 나신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남자들은 그 여인의 모습을 배경으로 나란히 누워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으며 보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동생도 한 컷 찍었다. ‘꽃의 교류관'을 들렀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꽃과 아름다운 식물들로 가득했다. 유전자변형을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란 카네이션과 온도에 따라 변하는 마술 장미가 눈길을 끌었다. 밖에 나오니까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졌다. 조롱박 터널을 거쳐 멀리 전시장을 바라보며 아직도 군데군데 보아야 할 곳이 많은데 마음이 다급해졌다. 비가 그치지 않는 듯하였다. 전주에서 나설 때는 우산을 챙겼는데 주차장에서 비가 오지 않아 차에 놓고 그냥 나온 것이 못내 아쉬웠다. 두루 돌아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출구를 향해 가면서 보는 꽃이 더 아름다운 것 같았다. 튤립정원과 일출 정원을 지나 파도정원 앞에 오자 자꾸만 발목을 붙잡았다. 꽃으로 장식한 숭례문을 지나 아름다운 꽃들이 시야에서 차차 멀어질 무렵 ‘88세되신 할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울렸다. 한 살 아래인 어머니는 본인 나이를 잊은 듯 "많이도 먹었네!" 하시며 잘 따라오셨다. 오늘 햇빛과 휠체어가 없어 다소 걱정되었지만 그래도 어머니와 무사히 구경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잎으로 이러한 행사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오래도록 건강하셔서 함께 여행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보았다. 오늘 내내 굵게 주름진 어머니 얼굴에서 꽃보다 환한 미소를 볼 수 있어 우리 가족 모두는 무척이나 행복했다. (2009.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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