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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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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23회 작성일 09-10-0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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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전주안골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세상살이가 아무리 어렵고 어렵다하더라도 내가 사는 집이 제일 편한 곳이다. 노동판이던, 월급 받는 직장이건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랑하는 가족인 아내가 있고 아들딸과 며느리, 손자가 있는 안식처가 바로 우리 집이다. 이런 우리 집을 이 세상 그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는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막일꾼이라도, 늦게 일을 끝내고 품삯을 받아서 고등어 한 손이라도 사들고 집으로 가는 길은 발걸음이 더 가벼울 것이다. 아무리 허름하고 가난한 판자집이라도 정이 들면 좀처럼 그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기 싫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내가 처음 전주로 이사 올 때는 변두리 산동네의 오막살이 집이었다. 나는 객지로 떠돌다가 한 번씩 전주에 오면 잘도 찾아가던 집이었다. 나는 1965년 금암동 KBS밑 동네에 대지 90평의 절반에 허름한 기와집을 사서 고쳤고 그 집에서 결혼하고 아이들 셋을 낳아 길렀다. 그때 나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퇴근길에는 붕어빵이라도 한 봉지 사서 자전거에 매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마냥 즐겁고 행복했었다. 연탄 방 따뜻한 아랫목에서 아이들의 재롱을 떨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때 우리 집은 철길에서 두 번째 건너 집이었는데 철길이 뜯기고 큰 길이 나면서 우리 집은 절반이 뜯겼다. 남은 땅에 2층 점포를 지어 가게를 만들었고, 아내가 선물코너와 문방구점을 열면서 세 아이들을 대학까지 가르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음식점의 주차장이 된 그 집터만 보아도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내 집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오건 밤에 찾아들면 기쁨과 행복을 주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언제나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길이다. 크나 작으나 내 집이 있어 저녁이면 편히 쉴 수 있다. 가족이 있는 우리 집은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내 집 마련이 삶의 첫째 목표였다. 집을 마련하기 전에는 살림을 장만하지 않았건만 요즘 젊은이들은 월세 집에서 살아도 승용차부터 먼저 산다. 누구나 술을 많이 마셔서 필름이 완전히 끊겨도 자기 집은 잘도 찾아간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들도, 작은 새들도 자기 집은 잘도 짓는다. 작은 새들도 집에서 멀리 가지 않고 근방을 뱅뱅 돌며 먹이를 구하고 새끼를 키워내 가을이면 남쪽나라로 데려간다. 의, 식, 주의 끝자리인 집값이 요즘 천정부지로 올라 서울의 작은 아파트 한 채에 수억 혹은 수십억씩 간다니 우리 젊은 신혼부부들이 어느 세월에 돈을 모아 자기 집을 마련하여 내 집으로 가는 길을 걸어 볼 수 있을까? 사람 사는 세상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가장 즐겁고 행복한 길이 아닐까? (2009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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