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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문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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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65회 작성일 12-08-2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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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감동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문 진 순 방학 때면 연례행사처럼 둘째딸이 살고 있는 강원도로 우르르 몰려가곤 한다. 올여름엔 휴가가 서로 맞지 않아 나는 셋째와 손자손녀 등 네 명이 출발했다. 손녀딸 지수가 유치원에서 우리나라에 큰 산을 공부했다며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등을 줄줄 외웠다. 요즈음 아이들은 아는 것도 많다. 지명으로 배운 설악산을 눈으로 보게 하려고 이튿날 설악산으로 향했다. 아이들이 일곱 살, 다섯 살이니 산행은 할 수 없고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올랐다. 권금성은 뜨겁고 경사가 가파른 바위산이어서 미끄러워 위험한데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사진을 찍어달라며 폼을 잡느라 바빴다. 행여 넘어질까 봐 조심하라고 타이르며 뒤따라 다니다가 내 다리가 휘청거려서 그만 주저앉았다. 멀리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울산바위가 가까이서 그 위용을 자랑했다. 밑으로 신흥사는 경건해 보이고 신흥사로 가기 전 왼쪽으로 이어진 다리건너 먼 산중턱에 있는 금강굴을 눈여겨 찾아보았다. 크고 작은 산봉우리와 계곡이 끝없이 펼쳐진 이 웅장한 설악산의 품에 안기니 숙연해졌다. 아이들을 단속하느라 지친 딸이 그만 내려가자고 했다. 30분쯤 줄을 서서 기다리다 케이블카를 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밖이 보이지 않았다. 주영이가 내손을 놓고 애교어린 목소리로 깔깔거리며 ‘좋다, 예쁘다.’를 연발하며 어른들 다리사이로 지나가니 어른들도 같이 웃으며 다섯 살짜리 꼬마에게 길을 내어주고 앞자리에 앉게 해 주었다. 신흥사에 잠간 들렀다가 주차장으로 가며 우리가 지금 어느 산을 다녀가는 거냐고 물으니 아이들은 ‘설악산’이라고’ 대답했다. 설악산에 오는 길에 ‘할머니가 직접 뽑은 메밀국수’라는 안내판을 보았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설악산에서 물치항이 근처의 어느 식당을 찾아들어가니 식당식구들도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간식을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으니 천천히 식사를 준비하라고 하는데도, 벌써 주방에서는 면을 뽑고 있었다. 잠시 후 젊은 주인이 식탁에 차려놓은 막국수는 어른 두 그릇만 주문했는데 아이들 작은 그릇 둘이 달걀까지 똑같이 예쁘게 담아 육수와 같이 내어주며 비빔으로 할 때는 참기름을 넣어 맛있게 잡수시라고 했다. 젊은 주인의 넉넉한 마음에 우리 모녀는 감동하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오고가는 뜨내기손님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데도 이렇게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인정이 우리를 기쁘고 즐겁게 해 주었다. 설악산 가는 길에 막국수에 사랑까지 덤으로 파는 그 식당 주인이 가끔은 생각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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