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반이나 남았는데/이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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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반(半)이나 남았는데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이의민
신께서 두 사람에게 똑같이 열 개씩을 주었다. 두 사람은 저마다 다섯 개씩을 썼는데 한 사람은 이제 다섯 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걱정하고, 또 한 사람은 아직도 다섯 개나 남았다고 천하태평이다. 앞사람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고, 뒷사람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다.
오늘이 7월 초하루이니 올해도 반이 지난 셈이다. 앞사람처럼 생각하면 올해도 반밖에 남지 않았으니 큰 걱정이다. 허나 뒷사람처럼 생각하면 아직도 절반이나 남았다. 세상사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던가? 꽃피는 봄과 함께 절반을 썼지만 앞으로 남은 울창한 숲과 튼실한 씨앗을 맺을 가을과 함께 절반이나 남았는데 무슨 걱정이란 말인가? 걱정 말고 남은 세월 좋은 일만하고 좋은 생각으로 남을 위한 배려하며 살아가면 될 게 아닌가?올해는 104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이라고 한다. TV는 거북등처럼 갈라진 저수지 바닥을 크게 보여주니 마음이 상하고 안타까웠다. 흡족하지는 않지만 비가 내려 해갈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만물을 그대로 죽이지 아니하고 살려내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
우리 인간은 너나할것없이 조바심을 가지고 산다. 조금만 자기 마음에 안 들면 발을 동동 구르며 금방 무슨 큰일이 생길 듯이 아우성이다. 사람은 기껏해야 백년도 못살고 8,90살까지 살면 살만큼 살았다며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한다. 사람의 욕심은 한이 없다. 옛말에 99섬을 가진 사람이 한 섬 가진 걸 빼앗으려 한다고 하지 않던가? 한 섬 빼앗아 백 섬을 채운들 그걸 저 세상으로 가지고 가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욕심을 부리는 것일까? 하지만 사람은 자기 소유의 동전 한 닢만 잃어버려도 하루 종일 찜찜한 마음으로 지내게 된다.
그러나 세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그 동전 한 닢을 주운 사람이 요긴하게 쓴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제일 후회하는 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베풀지 못한 게 가장 후회스럽다.”고 한단다. 그렇다. 우리의 일생은 그리 길지 않다. 그러니 많이 모아 부자가 된 뒤 베풀려 하지 말고 지금 이 상태에서 가진 대로 친구나 친척들과 식사 한 끼라도 나누고 술 한 잔이라도 나누며 정답게 사는 게 좋을 것이다. 물질적 베풂보다 마음으로 보듬어주는 베풂이 훨씬 더 클지도 모른다.
아직도 반이나 남았으니 걱정하지 말자. 앞으로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하고 남은 인생 남한테 베풀면서 살아야겠다.
(20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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