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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방인인가/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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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14회 작성일 12-06-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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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방인인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신구 왜 요즘 사람들은 순수한 우리말을 쓰지 않고, 자신도 잘 모르는 어려운 외국어를 써야 더 유식하고, 세계(글로벌)화 되는 양 생각될까? 나더러 괜한 소리를 한다고 핀잔을 줄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나도 한때는 배울 만큼은 배웠다고 자부해왔는데, 퇴직 후 몇 해가 지나고 나니, 어허! 이젠 지나는 사람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배우는 신세가 되었다. 한글 전용 모 일간지를 펼쳐보니 비교적 큰 주제로 ‘비젼 제시, 스펙사회, 키워드, 포럼, 리볼빙 결제’ 라는 글씨들이 읽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 신문을 보는 이들이 이 모든 외래어를 다 해독하고 읽을 수 있을까? 이해할 줄 모르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그저 맞는지 엉터린지 짐작하며 읽어야 할 판이다. 온 국민이 시청하는 지상파 공영방송 뉴스시간에도 ‘신 매카시즘(McCarthyism)’ ‘에코 부머’ 등 잘 모르는 용어들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내가 알려고 했던 용어의 대다수는 그들도 고개를 흔드는데, 왜 그런 용어들이 넘치고 있을까? 그래서 이제 나 스스로 그때 바로바로 해결하기로 했다. 그래서 서점을 찾아 헤맸다. 얼마 전만 해도 분명히 이 거리에 있던 서점들이 문을 당았는지, 이사를 갔는지 찾기 힘들어 헤맸다. 골목에서 자그마한 서점을 발견하고, 호주머니 용 영한사전 한 권을 샀다. 개그맨들이나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용어, 심지어 연속극에서 하는 말도 모를 때가 많다. 밖에 나와 돌아다녀 보면, 공기업이나 국가기관까지도, 영어 약자로 표기한 간판이 많고, 잘 모르는 *간판이름이 수두룩하다. 어쩌다 가까이 가 보면 작은 글자로 한글을 병기한 곳도 있다. 일본이나 중국 등 이웃나라에 가보면 거의 자기나라 글을 쓰고 영어나 외래어는 그 아래 병기한다. 제발 우리도 약자(略字)나 외래어를 쓸 때 한글을 병기해 주면 좋겠다. 우리 국민들이 많이 쓰는 물건이름을 왜 외래어로 표기하나? 우리가 사는 아파트 이름을 왜 발음하기도 복잡하고 뜻도 모르는 외래어로 쓰나? 늙은 시부모들이 찾아오지 못하게 혀도 잘 돌아가지 않는 어려운 외래어를 쓰는 건 아닐까? 나는 청소년 상담 자원봉사를 해온 심리상담 전문가다. 그런데 학생들의 빠른 말과 그들끼리 쓰는 용어를 잘 알아들을 수 없고, 요즘 상담하러 오는 청소년들은 *줄임말인가, 유행어인가? 아니면 신조어를 사용하는 터라,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오히려 그 학생들한테 ‘한글’만 배우다, 스스로 상담실을 나왔다. 상담은 ‘경청’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 해야 하는데 내담자의 말을 쉽고 바로 알아듣지 못하고 어찌 쉽게 이해하랴. 그 자리에 내가 앉아있을 자격이 있겠나 싶어, 뛰쳐나온 것이다. 우리말도 쉽게 알아듣지 못하면서 어찌 봉사활동 한다고 할 수 있으랴. TV를 시청하는 중, 광고 선전이 수차례, 상품명은 차치하고라도 수많은 영어와 외래어가 판을 친다. 그나마 좀 쉬운 우리말이 아닌 *외래어 천지다. 원어를 써주던지 한글표기를 병용하던지 해야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전자제품을 사면, 물건에 끼어있는 설명서를 밤새워 읽고 터득해서 사용했고, 고장이 나서 수리할 때는, 기술자의 손놀림과 부속해체 등을 살펴보고, 또 묻곤 해서 반 기술자가 되어, 나도 한때는 ‘맥가이버’라는 우리 집의 만능기술자였다. 그런데 요즘 새로 나온 제품들은 아주 잔글씨라 읽기도 힘든데, 외래어도 많고 이해도 어려워 살펴보지 않는다. 또 고장이나 문제가 있으면 A/S를 금방해주니 내가 만지작거리다 고치기는커녕, 고장만 내니까 귀찮아한다. 그리고 좀 손때가 묻거나, 성능이 뒤떨어진 것을 고쳐 쓰려고, 한 켠에 놓아두었다 찾으면, 이미 쓰레기통속으로 보낸지 오래다. 어쩌다 큰마음 먹고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우려고 젊은이들에게 물으면 어떻게 손가락이 빠른지 저 혼자 금방 해치워, 그걸 본 나는 맥이 빠진다. 나는, 한글도 못 깨우친 문맹자다. 우리 말 우리글을 잘 몰라, 이것 저것 물어보는 한글 미 해득자이니까. 나는, 엉터리 지식인이다. 신문을 봐도 TV를 봐도 모르는 것뿐이니까. 나는 엉터리 심리상담사다. 남의 고충을 들어주지는 못할망정, 우리말도 잘 못알아듣는 처지가 되었으니까. 영어, 외래어, 간판용어, 유행어, 신조어, 은어, 줄임말……, 신문을 봐도, TV를 봐도, 거리에 눈을 돌려봐도, 차안이나 정류소에 가 봐도, 숫제 모르는 말이 많으니 꼭 외국에 여행 온 기분이다. 우리말도 제대로 모르고 간판도 잘 읽지 못하며, 자주 쓰는 쉬운 영어는 차치하고라도, 방송이나 개그프로를 보면서,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이제 ‘이방인’이 된 것일까? 그러면서 나도 잘 모르는 외래어를 가끔 쓴다. 그 용어를 우리말로 표현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 늦게나마 사전을 품고 다니기로 했다. 하긴 어려운 외래어나 약자, 영어를 몰라서, 세상사는 데 지장은 없겠지 생각해 보다가도 기왕 살아가려면, 불편 없이 살려고 발버둥 치면서, 새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직도 칠순이니 공부할 기간이 20년쯤 남았으리라, 그 기간이면 내가 태어나서 공부한 기간과 같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늦지는 않겠지……. 지금 시작해야겠다. 문자해득부터 해야 하나, 영어공부부터 해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2012.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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