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IS MOBILE PAGE (~767)
WEBIS TABLET PAGE (768~991)
WEBIS DESKTOP PAGE (992~1279)
WEBIS BIG DESKTOP PAGE (1280~)

알콜 의존증/김현준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서브비주얼

도전하는 노인, 함께하는 안골!

  • HOME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 HOME
  • 자유게시판

알콜 의존증/김현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887회 작성일 12-06-22 00:18

본문

알콜 의존증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 현 준 내가 재직하던 학교에 P 씨가 있었다. 별로 말이 없었지만 맡은 일은 꼬박꼬박 잘 해냈다. 그러나 급한 일이나 머리를 써야 할 일은 다른 사람이 하곤 했다. P 씨는 한 서너 달 동안 착실하게 보냈다. 나에게 그의 얘기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초여름이 되면서 화단의 향나무와 소나무 전지와 벌초 등 행정실 일거리가 많아졌다.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을 했다. 오후에 간식으로 빵과 음료수, 그리고 소주 한 병을 준비했다. 이때부터 P 씨는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그게 문제였다. 그는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 마는 사람이었다. 오로지 술만 마시고 다른 음식은 손도 안 댔다. 그러기를 한 사나흘 계속하면 병원에 가는 수밖에 없었다. 듣기만 했던 알콜 의존증 환자였다. 입원을 하는 병원이 정해져 있었고, 거기만 가면 거짓말같이 나았다. 가족들은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남은 최 주사는 두 사람이 할 일을 혼자 해야 했으니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P 씨는 한 학기에 두세 번 입원했다. 병원에서 퇴원하면 얼굴색이 뽀얗게 좋아졌고 또 부지런히 일을 했다. 식사도 잘하고 모범생으로 돌아갔다. 최 주사로부터 사연을 들었다. P 씨에게는 쌍둥이 아들이 있었다. 한참 잘 자라다가 중학생 때 변을 당했다. 형 되는 아이가 운동장에서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쓰러져 숨을 거둔 것이다. 너무 급작스럽고 황망한 일이라 어찌 손을 쓰지도 못하고 그리 되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P씨는 아이를 그리워하며 술로 슬픔을 달래곤 하였다. 이제 그 일은 핑계가 되었고 헤어날 수 없이 알콜 의존증의 늪에 빠져버린 것이다. 내가 대학시절에 만난 조 씨는 술을 마시기 전과 후가 너무나 달랐다.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이었는데, 아침나절에는 이리저리 불려 다녔다. 무슨 계약서나 관공서에 낼 서류 등을 작성해 주었다. 그리고 사례로 받는 것이 막걸리 한 주전자였다. 점심은 그것으로 끝이었고, 물역가게의 허드렛일을 거들어주고 소주 몇 잔 얻어 마시면 하루가 다 갔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그 동네는 조 씨의 무대가 되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자동차들의 경적 소리가 요란했다. 얼마 뒤 파출소에서 순경이 오고 늙으신 어머니가 길가에 나와 아들을 데리고 산동네로 올라갔다. 조 씨는 일제 때 선린상고를 나온 유능한 은행원이었다. 너무 고지식하고 타협을 모르는 위인이었다. 한 번의 실수, 보증사기로 모든 것을 잃었다. 아내와 딸은 집을 떠났다. 그 괴로움을 술로 달래면서 20여 년을 살아온 것이다. 알콜 의존증과 성인병에 시달리며 고달픈 하루를 살아갔다. 대학에 다닌다는 딸을 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는지 모진 목숨을 이어갔다. 알콜 의존증 환자에게는 자기를 변호해 줄만한 사연이 있다. 그냥 무작정 중독이 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자신은 절대로 중독자가 아니라고 고집한다. 미친 사람에게 미쳤다고 하면 화부터 내는 이치와 같다. 그래서 중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는 이유를 찾는 사람은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행여 자신에게 알콜 의존증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것은 아닌지 말이다. 예전에 아내는 나에게 알콜 의존증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는 여러 이유를 들어 강하게 반박했다. 아내는 당시 알콜 의존증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서 본 환자들의 이중성이 나와 비슷하다는 이야기였다. 우리나라 성인 600만 명은 매일 술을 마신다는 통계가 있다. 세계 증류주 시장에서 2011년 한 해 동안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술은 진로소주였고, 롯데 소주는 3위를 차지하였다. 무려 21억 병이나 되었다. 마셔도 너무 마신다. 공권력이 무너지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사범의 증가로 알 수 있다고 한다. 방해사범의 대부분은 음주자들이다. 주폭酒暴은 술의 힘을 빌려 상습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서민이면서 서민을 괴롭히는 것이 주폭이다. 주폭의 최대 피해자는 가족이다. 술을 마신 게 큰 벼슬인 양 여기는 세상은 사라져야 한다. 최근 상습적인 음주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법원은 주폭자에게 주취 감경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잘 한 일이다. 일반 국민들도 주폭을 엄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농경사회에서 형성된 음주문화가 탈 농경사회에서도 통용될 수는 없다. 직장에서도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고쳐야 한다. 알콜은 의존성이 있는 물질이다. 습관성 음주자는 알콜이 없으면 어떤 쾌감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불안, 무기력, 예민한 상태가 된다. 술을 안마시면 괴로운 것이다. 우리나라에 시집온 외국인 부인들이 음주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주폭 남편 때문에 코리안 드림이 혐한정서(嫌韓情緖)로 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베트남 부인이 한국인 남편에게 살해당한 일이 몇 번 반복되자 베트남의 인터넷에는 '한국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는 글로 도배가 되었다. 캄보디아 정부는 2010년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을 잠정 금지시키기도 했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지나친 음주로 자신과 타인에게 괴로움을 준다면 자신의 음주 습관을 돌아보아야 하리라. 사회적인 음주 권장량을 지키는 건전한 음주행태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2. 6. 2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FLOAT LE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