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100세 시대를 맞으며/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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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수필5호 격려사>
인생 100세 시대를 맞으며
지도교수 김 학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한 해를 보내면 한 살을 먹고 10년을 보내면 열 살을 먹는다. 먹기 싫다고 하여 먹지 않을 수 없는 게 나이다. 자기의 뜻에 따라 밥은 굶을 수 있어도 나이는 굶을 수가 없다. 그게 사람의 운명이다.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는 나이라면 어떻게 해야 멋지게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는 한 해 두 해 세월이 갈수록 매력이 더해지는 사람이 잇는가 하면, 세월이 흐를수록 매력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나이를 먹고 싶지 않다고 발버둥치는 사람일수록, 세월이 흐르면서 매력의 덩치가 작아지기 마련이다. 성형수술로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여인은 나이가 들면 그 모습이 더 추해져서 후회하게 된다. 그러나 겉모습보다 속 모습 즉 마음에 관심을 갖고 잘 가꾸는 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끄는 매력을 발산하기 마련이다. 향기로운 냄새를 내뿜는 사람들이다. 평생 마음을 갈고 닦은 참된 성직자들에게서 우리는 그런 인상을 받는다.
나이를 먹는 것은 결코 손해나는 일이 아니다. 한 번 두 번 칠을 할 때마다 빛과 윤기를 더 발하는 옻칠을 잘한 제기(祭器)처럼 되어야 한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굳이 나이를 먹는 걸 어찌 두려워할 일인가?
아무리 인생 100세 시대라 하지만 나이가 들면 사람의 신체기능은 쇠약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조물주의 뜻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을 바꾸면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서 이가 시린 것은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만 먹어서 소화불량이 없게 하라는 뜻이며, 걸음 거리가 부자유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이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려는 조물주의 깊은 배려다. 또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람이 지난 세월을 모두 기억한다면 아마 누구나 돌아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니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들만 기억하며 살라는 뜻일 것이다. 사람을 빚은 조물주의 세심한 배려가 얼마나 고마운가?
인생 100세 시대는 누가 거저 가져다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저마다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의 종착역엔 1등 실과 2등 실이 따로 없다지 않던가?
50대는 인물의 평준화, 60대는 직업의 평준화, 70대는 건강의 평준화, 80대는 생명의 평준화라고 했다. 사람의 잘나고 못 나고는 다 거기서 거기다. 50보 100보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고, 미움의 짐도 벗어버리며, 원망의 고리도 끊어버리고, 인생의 마지막 고개를 넘어야 할 일이다.
마지막 고개를 넘을 때 즐거운 일 한 가지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즐거움이 없는 삶은 사는 게 아니라 연명일 뿐이니 말이다. 즐거움이 없는 삶은 권태의 연속일 뿐이다. 즐겁게 사는 사람은 즐거울 낙(樂)으로, 불평하며 사는 사람은 괴로울 고(苦)로, 그 사람의 남은 삶이 바뀐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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