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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은 상처/윤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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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76회 작성일 09-09-2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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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은 상처 -노인들의 여행 2-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윤석조 오늘은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화천 평화의 댐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아침에 주인의 안내로 칙칙한 뒷산을 오르다 내려왔다. 혼자 뒷정리를 하던 K교장이 오늘 화천 평화의 댐에서 ‘세계평화의 종 공원 준공식’이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 자리에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을 거쳐 대통령이 되고, 노벨 평화상까지 받은 고르바초프가 참석한다며 우리들의 여행에 의미를 더해주었다. 주인 내외의 전송을 받으며 들뜬 마음으로 서둘러 양구로 출발하였다. 물 길 따라 내려오면서 다시 보는 내린천은, 굽이굽이마다 천혜의 아름다음으로 맑은 물을 내려 보내고 있었다. 인제읍을 지나자 우리는 모두 처음 가는 길이 되고 말았다. 군계(郡界)인 듯 꼬불꼬불 긴 고개를 넘자 길가에 휴게소가 있고 숲속에 정자가 있어 그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양구로 들어서자 최전방이라는 생각을 해서인지 약간 흥분되기도 하였다. 양구 통일관을 찾아가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관람을 신청하고 먼저 제4땅굴을 찾아 갔다. 1990년 3월 3일 양구 동북방 26km지점 비무장지대 안에서 발견된 땅굴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안보관의 땅굴 입구에는 굴 내부를 수사하다 북한군이 설치한 지뢰를 밟고 산화한, 군견상과 묘, 충견비가 서 있었다.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영사실에 들어가 제4땅굴의 발굴 및 굴착장면과 발견당시의 수색상황 등을 영상으로 보았다. 그 규모는 높이와 폭이 다같이 1.7m이고 길이는 2,052m이었다. 군사 분계선으로부터 남으로 침투한 길이는 1.028m라 하였다. 직원의 안내로 투명유리로 덮인 전동차로 컴컴한 땅굴을 보고 나왔다. 호전적인 북한군의 만행(蠻行)에 분노할 뿐이었다. 해발 1,049m의 가칠봉 DMZ 철책 능선에 세워진 을지전망대를 찾아 올라갔다. 꼬불꼬불 포장된 산길을 돌고 돌아 신록이 우거진 평화로운 산길을 올라간다고 느꼈다. 능선에 거의 올라가서야 철책 선과 군 초소들이 눈에 띄어 최전방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1988년에 세워진 전망대는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인지 우리들처럼 찾아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안보교육장에서 담당 장교의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전망대 내부에는 망원경을 이용하여 북한군의 근무사항은 물론, 군사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매봉, 운봉, 간무봉, 무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하였다. 맑은 날에는 금강산의 비로봉, 차일봉, 일출봉 등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저편 능선 쪽으로 눈이 갔다. 푸른 나무 사이에 인민군들의 막사와 그들이 농사를 짓는다는 붉은 황토배기 밭이 보였다. 직선거리 38Km, 1시 방향의 지점에 있다는 금강산이 눈에 들어 왔다. 일제치하에서 해방과 함께 갈라진 조국, 6․25 한국전쟁으로 생긴 비무장지대가 서러웠다. 5월의 찬란한 햇빛만이 나그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었다. 세계평화의 종 공원 준공식이 있다는 평화의 댐을 찾아 나섰다. 양구에서 화천으로 가는 지역은 꼬불꼬불한 험한 산길로 비무장지대와 접경이면서도, 군 막사를 볼 수가 없어서인지 신록과 맑은 물이 평화스럽기만 하였다. 평화의 댐은 1980년대 북한이 북한강 상류에 거대한 임남댐(금강산댐)을 건설하자 이를 수공(水攻)에 이용할 것을 우려하여 제5공화국 정부는 정부예산과 국민성금(600억)을 걷어 평화의 댐을 건설하였었다. 1993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정권안보차원에서 조급한 과잉대응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되었으나, 2000년대 들어서 임남댐의 안전도가 문제가 되면서 평화의 댐을 보강하는 작업을 다시 시작하였다고 한다. 평화의 댐 상류지역에 급격한 홍수사태가 발생하여도 북한강 하류지역에 있는 화천댐을 정상운영하면서, 한강 주변의 안정성확보와 홍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였다. 화천지역은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남북분단과 대립의 아픔이 있지만, 지금은 평화와 화해, 협력, 공존의 교훈을 생생히 증명하는 곳이 되었다. 이 역사적인 현장에 광복․분단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구촌 30개 분쟁지역에서, 기증받은 탄피(30개)와 종을 녹여 세계 최대의 범종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었다. 세계평화를 기원하며 ‘세계평화의 종 공원 준공식’이 오늘 있었다. 우리들이 도착하였을 때는 식이 끝난 뒤라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다. 세계평화의 종 공원이 내딛는 아름답고 소중한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등이 접경지역인 이곳을 직접 찾아왔다고 하였다. 범종을 만져보며 어서 하루 빨리 조국통일을 알리는 종소리가 온 세계에 펴지기를 빌었다. 비어있는 댐에는 우리들의 불안을 담아 둘 수 있을 것 같아, 안보(安保)교육을 잘 받았다고 생각했다. 댐 밑으로 흘러가는 수로와 산골짜기로 돌아가는 물줄기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6․25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못한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길 두 손 모아 빌 뿐이다. 5월의 긴 해가 서산을 넘었는지 미시령터널을 지나 내려오는 차들이 불을 켜고 내려오고 있었다. 미시령은 인제군 북면과 고성군 토성면의 경계에 있으며 높이가 826m로, 예로부터 대관령․진부령․한계령과 함께 태백산맥을 통과하는 중요도로였다. 속초종합터미널 근처의 모텔(천우장)에 짐을 풀었을 때는, 가로등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수산물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배를 채운 뒤, 불이 환하게 밝혀진 연금정에 올랐다. 바위산에 부딪치는 파도소리를 듣는데 배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은 밤바다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속초 바닷가에서 새해 일출을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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