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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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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16회 작성일 12-05-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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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石) 나 인 구 멍청한 사람을 돌대가리, 냉정한 사람을 차돌 같은 사람으로 비유한다. 말이 없거나 무뚝뚝한 사람을 돌부처라고까지 한다. 나는 그런 비유, 아니 돌을 폄하(貶下)하는 표현에 단호히 반대한다. 돌을 하찮고 우둔한 것으로 여기는 것에 한마디 하고 싶다.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말도 있지만, 돌을 황금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음미해보자. 돌은 인류의 유구한 역사의 증거물로 우리에게 남겨져 왔다. 하찮다고 여기는 돌멩이에서부터 산처럼 크고 묵묵히 자리 잡고 있는 석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산 증거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돌 속에는 성인(聖人)이 있고, 위인(偉人)이 있고, 인류의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 돌 속에서 부처님을 찾아낸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있다. 이런 돌이 바로 숨 쉬는 돌이다. 모래나 자갈, 돌멩이들도 큰 돌이 부서져 생성된 것으로 그 용도에 따라 유용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면 누가 돌을 함부로 업신여기거나 하찮게 보겠는가? 어렸을 적에 친구들과 어울려 뒷동산에서 편을 갈라 전쟁놀이를 많이 했다. 6·25 한국전쟁이 끝나고 어려운 시절이라 어린이들의 놀이문화라야 고작 솔방울로 상대 맞히기, 모래주머니를 만들어 던지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점점 가열되면 작은 돌을 던지고 놀았다. 그런데 어느 날 주먹 같은 돌이 내 뒤통수를 때려 나는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피를 흘리는 나를 친구들이 집에 알려 부모님이 오셔서 상처에 약을 바르고 간단한 치료를 해 주셨다. 나는 그때 처음 돌을 맞아 보았다. 돌은 옛날에는 살상무기였다. 돌로 만든 무기로 부족들 사이에서 전쟁을 치렀다. 사람을 처형할 때도, 벌을 줄 때도 돌을 사용했다. 성서에도 죄 없는 자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 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예수님을 징벌하려는 유대인들도 돌을 들고 예수님을 에워싸고 있었다. 이처럼 돌은 상대를 위협하거나 살상하려고 사용한 예는 많다. 그런 돌을 우리는 무심코 폄하하며 업신여기는 일이 많다. 돌은 쓰기에 따라서, 놓여있는 위치에 따라서 가치가 다르다. 길 위에 있거나, 산에 있거나, 위대한 인물로, 성인으로 되살아나 우리 앞에 우뚝 서 있음도 본다. 돌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글로 남아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도 한다. 원시 시절엔 사람이 죽으면 돌로 무덤을 만들어 죽은 사람에게 최고의 예우를 했다. 고인돌이 그런 것이었으리라. 조상의 업적을, 국가 간의 경계를, 우리에게 주는 신의 계시들도 돌에 새겨 내려오지 않았는가. 그러나 그런 돌만이 돌이 아니다. 내가 타인에게 던진 가슴 아픈 말,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불쾌한 언행(言行) 등, 가시 돋친 말들도 모두 다 돌이다. 돌멩이를 맞고 아파하지 않았던 사람은 던진 돌에 맞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내가 던진 돌이 실수든, 고의든 아파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가슴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높은 산의 큰 돌만 보고 걷는다면 코앞의 작은 돌 뿌리에 넘어지는 수도 있다.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작은 돌멩이라도 남에게 함부로 던지지 말자. 억한 감정을 자제할 수 있는 돌을 만들자. 바닷가나, 개울물 속에서 오래도록 시달려 매끈매끈한 예쁜 조약돌이 되듯이 뭇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마음의 조약돌을 준비해 두자. 흐르는 물속에 있는 작은 돌멩이도 유속(流速)을 조절하며 조약돌이 된다. 가슴속의 작은 돌멩이도 세월이라는 강물에 씻고 다듬어 매끈하게 만들어보자. 자연이 준 돌로 세상을 맑고 밝게 만드는 주춧돌이나, 이웃들의 초석으로 남기면 어떨까. 나는 그런 돌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많은 노력과 사랑이 필요할 것이다.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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