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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에게/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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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802회 작성일 12-04-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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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에게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 현 준 새아기야, 임신한 네 배가 남산만 하게 불러오니 내심 걱정을 했다. 정작 내 아내와 딸이 임신을 했을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보냈는데 말이다. 그래도 너는 건강한 체질이라 잘 견뎌냈다. 너희 딸이자 우리의 손녀 세영이와 어제 처음으로 상면을 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더구나. 이 녀석이 외탁을 했지 뭐니? 어쨌든 튼튼하게 자라주기만 바랄 뿐이다. 세영이 이름은 교회에서 퍼뜩 떠올라 그리 지었다. 세상을 위해 일 할 큰 인재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다. 그리고 남 ‧ 여의 구별을 확실치 않게 짓는 우리 집의 전통을 이었다. 여자도 남자 못지않게 활약할 시대에 살아야 할 테니까. 체중 3. 65kg은 건강한 편이다. 분만 예정일을 기다렸다가는 4kg이 넘어 산모가 힘들었을 것이다. 며칠 앞당겨 출산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예전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들이냐, 딸이냐가 제일 궁금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묻지 않더구나. 이미 태아 때의 사진을 몇 차례 보고 여아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딸이라고 서운하게 생각하지 마라. 우리나라도 여권이 얼마나 신장되었으며, 여자 대통령 후보가 불원간 등장할 태세 아니냐. 아니지, 천여 년 전 신라시대에는 여왕을 세 분이나 모신 경험도 있지 않느냐? 그리고 앞으로 30여 년 뒤의 세상은 얼마나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너희 부부 금슬이 좋은 것으로 알지만 더욱 알콩달콩 사랑하며 세영이를 잘 키워주기 바란다. 세상에 가족 간의 사랑보다 귀한 것은 없느니라. 이제 살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한 게 많겠지만, 너희보다 어려운 친구들도 많단다. 하나하나 모으고 저축하며 장만하는 것이 값지고 보람 있는 일이란다. 네 시어머니는 네 남편을 임신하고 만삭의 몸으로 여산에서 전주로 이사를 왔다. 1979년 3월 초 덕진동에 전세를 들어 짐을 풀고 네 시어머니는 J고등학교 앞 A산부인과에 입원을 했단다. 나는 처음 근무한 학교에서 6년을 근무하고 모교인 J고등학교에 갓 부임하였다. 학교를 졸업한 지 13년 만에 발령을 받은 것이다. 그날 3월 12일은 월요일로 운동장에서 애국조회를 했다. 학교의 스피커 소리를 들으면서 수인이는 태어났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뒤 그 학교에 입학을 했지. 수인이는 그래도 괜찮은 녀석이다. 친구 사이에 의리가 있고 변함이 없는 게 장점이다. 제 누나와도 잘 지내고 부모한테도 잘 한다. 아마 직장생활도 성실하게 잘할 것이라 믿는다. 장인, 장모님을 아들처럼 잘 모시라고 이른다. 모자란 것은 차츰 채워가려니 생각하고 이해하여라. 남편 노릇은 쉬운 게 아니다. 건강을 잘 챙겨주렴. 이제 세영이 키우랴, 남편 건사하랴, 친정 굽어다 보랴, 시집에도 신경 쓰랴 네가 더 바쁘겠구나. 그러나 어쩌겠니? 그게 생활이고 우리의 삶인 것을. 그 속에서 보람을 느끼고 발전하며 아이는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너는 착한 사람이라 아이를 훌륭하게 키우리라 믿는다. 세영이는 너희 부부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며느리 혜원아! 그동안 우리 부부는 조심스럽게 너희들의 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도움을 많이 주지 못하고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조금씩 살림이 늘어나는 것이 재미이고,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믿는다. 행복은 물질보다 정신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 부부는 너희들이 그런대로 잘 사는 것을 지켜보며 고맙게 생각한다. 너는 현명한 사람이다. 세영이와는 코드가 잘 맞으리라 본다. 가정교육을 잘 시켜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아이가 되도록 하여라. 세영이는 손가락이 길어 예술 방면에 재능이 있고 뼈대가 실해 건강 체질임이 분명하다. 얼굴이 둥글고 두상이 반듯하여 인덕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따를 상이다. 엄마, 아빠를 잘 만난 것이 제일 큰 복이겠다. 세영이는 할애비와 할미를 잘 따르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영이나, 민석이처럼 세영이를 예뻐할 것이다. 가장 훌륭한 교육은 사랑이라고 나는 굳게 믿어왔다. 내가 처음으로 세영이에게 선물을 준비했다. 우표책인데 나중에 크거든 전해주어라. 새 아기야! 이제 너도 엄마가 되었으니 친정어머니, 아버지를 더 잘 모셔야 한다. 그분들도 너처럼 자녀들을 예뻐하시고 고생하면서 반듯하게 키우셨을 것이다. 나는 두 분 사돈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리고 너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정말 고맙다. 그리고 수고했다. 우리 사랑스런 며늘아기야! 하나님의 보살핌과 사랑 속에서 너희 세 식구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를 기도한다. (201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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