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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바꾸면/송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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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808회 작성일 12-04-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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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바꾸면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 창작반 송 일 섭 20여 년 전 서예학원에 다녔다. 내 옆자리에 목사 사모가 계셨는데 나를 교회에 인도하려고 애를 쓰셨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게 됐다. 전주시내 아파트 밀집지역인데도 신도가 별로 없었다. 왜 신도가 적으냐고 물으니 목사님이 교통사고가 나셔서, 오랫동안 교회를 비워 놓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사모님과 잘 알게 되니 교인 중에 누가 이사만 가도 참석해야 했다. 이사 간 집에서도 일요일 교회의 예배절차를 그대로 밟았다. 기도를 해야 하고 찬송가를 불러야 했는데, 너무 길어 지루했다. 교회에 나가기 전에는 그런 곳에 가면 간단히 기도만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두 달쯤 열심히 다녔을까? 큰일이 벌어졌다. 어머님이 김제 시장에 가셔서 팔찌며 목걸이를 빼앗긴 것이다. 어떤 여인이 시장 골목에 가서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하더란다. 어머님은 무심코 따라갔는데 그 여인이 팔찌를 달라고 하여 팔찌를 빼주고 목걸이를 달라고 하여 목걸이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그 여인은 그냥 사라졌다는 말씀이었다. 어머님은 그때의 상황을 꿈같다고 하셨다. 몽롱한 상황으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순간 마취약을 뿌린 것 같다고 하셨다. 어머님은 기분이 몹시 상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셨다.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친구 분이 그 일을 잊으려면, 팔찌와 목걸이를 사라고 권장하여 다시 금방에 가서 사셨다. 이 사건을 김제경찰서로 편지를 띄웠으나 범인을 잡지 못했는지 아무 연락이 없었다. 며칠 뒤 또 부산에 사는 동생이 돈을 도둑맞았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두 번이나 겹치니 나는 이 사건을 종교적으로 해석해 보았다. 우리 집은 옛날부터 어머님께서 절에 다니셨다. 앉으나 서나 불자로서 기도를 하며 우리들이 잘되기를 빌었다. 절에 가면 우리 가족 이름도 비석에 새겨있지 않은가? 그런데 장남인 내가 교회에 나가니 신이 노여워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좋지 않아 그 사건 뒤부터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목사 사모님은 내가 교회에 나가지 않으니 기분이 나빴던지, 서예학원에 벼루와 붓과 화선지를 그냥 놓아둔 채 나오지 않았다. 교회에 다니지 않게 된 이유를 이야기하려고 했으나 그 뒤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오래전 일이다. 부흥회 전단지를 보고 교회에 나가 보았다. 부흥회를 할 때는 누가 누군지 모르니 아무 부담이 없다. 한 번은 목회하는 외부 목사님이 눈을 감으라고 하더니만 자가용시대가 왔는데 목사님이 자가용이 없어서 쓰겠냐면서 자가용을 사 줄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였다. 설교를 하며 계속 손을 들라고 독려하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손을 드신 분이 있다면서 눈을 뜨라고 하였다. 또 다른 교회의 부흥회 때의 일이다. 교회 성도들이 묻힐 산을 사야겠다면서 산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의 헌금을 받았다. 그 뒤 임야를 샀다는 말을 들었다. 또 다른 교회에 가봤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이 교회 안을 가득 메웠다. 이번에는 목회하는 분이 외부에서 오신 여전도사였다. 전도사님 한마디 한마디는 심금을 울렸다. 그 뒤부터 전도사라면 존경하게 되었다. 최근의 일이다. 며느리가 교회에 훌륭한 분이 오신다고 나가자고 하여 따라 나섰다. 그분은 방송에서 했던 말을 거의 똑같이 하셨다. 들은 내용을 또 듣는 것 같았다. 설교가 끝나고 가실 때는 책을 한 권씩 사가라고 강조하였다. 많은 신도들이 그 분이 싸인 한 책을 사기위해 줄을 섰다. 며느리도 그 책을 샀다. 책을 사려면 ‘목차’라도 보고 사야지, 유명인이 썼다는 것 하나만으로 책을 사고 있는 것 같았다. 수필집도 그렇게 잘 팔리면 곧 부자가 될 것 같았다. 지난 일요일, 내가 중매한 부부가 탄생했다. 그런데 그들은 기독교인이었다. 들리는 말로는 정이 많아 상대방이 측은하여 혼인을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종교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였으리라 여겼다. 며느리와 아들은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종교를 바꾸라고 하지는 않는다. 종교를 바꾸면 큰 재앙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종교에 심취 한 것 같아 염려다. 며느리가 산후조리원에 있는 동안 종교서적만 보는 것 같았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편식하면 몸에 해롭듯, 종교서적만 탐독하면,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201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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