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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날/고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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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12-03-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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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날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수요반 고용숙 생일은 내가 태어난 날로서 1년 365일 중 오로지 나만의 날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생일엔 미역국을 먹어야 건강하게 산다는 말이 있지만, 꼭 그 말이 아니어도 나만의 특별한 날을 위해 미역국을 끓인다. 미역국을 끓이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 울컥 가슴을 타고 올라오는 설움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결혼해서 아이를 출산하기 전에는 엄마에게 무조건 생일축하만 받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철이 들었는지 생일이면 엄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었다. 그러면 엄마는 사는 게 행복해야 고마움도 느끼는 법이라며, 네가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걸 보니 사는 게 행복한가 보구나 하며 좋아하셨다. 8년 전 설 명절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나는 명절음식을 준비하러 시댁에 갈 준비에 정신이 없었고 그날 아침에 엄마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많이 아픈 목소리였다. 내 다급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는 듯 어서 가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날은 눈이 오고 날씨가 엄청 추워서 도로가 빙판길이 되어 차들도 체인을 달고 거북이걸음을 하였다. 나는 저녁이 되어서야 시댁에서 집으로 돌아왔고, 엄마가 걱정되어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았다. 몸이 편찮으셔서 오빠네 집으로 가신 건가하고 오빠에게 전화를 했는데 오빠도 엄마 집에 갔다가 엄마가 안 계셔서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더라고 했다.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했다. 명절을 앞두고 집에 안 계실 리가 없다. 아침에 전화통화 중 들은 목소리는 이 추운날씨에 외출할 수 있는 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눈앞이 캄캄했다. 엄마가 사는 아파트는 우리 집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데 그날은 도로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엄마 집에 도착해서 대문 열쇠로 문을 열려했지만 안에서 이중 잠금을 해서 열쇠가 들어가지 않았다. 분명히 엄마는 안에 계시지만, 전화를 받을 수도 문을 열어줄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명절 전날이라 일찍 퇴근하려는 열쇠 집 아저씨께 사정해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그렇게 한마디 인사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나셨던 것이다. 우리가 이별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자주 아프셨다. 특별히 나쁜 곳은 없는데 몸이 약하셨다. 그래서 난 건강한 엄마를 둔 친구들이 부러웠고, 소풍을 갈 때나 운동회가 있을 때면 엄마가 참석하지 않아 속이 상했다. 집안일은 당연히 도우미가 했고, 난 그게 참 싫었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는 게 소원이라는 둥 철없이 엄마를 속상하게 했다. 아파서 자식들에게 맛있는 것도 못해주시는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그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그 전엔 눈이 오면 무조건 함성을 지르며 좋았었는데 그 겨울에 내리던 눈은 어찌 그리도 하염없이 흐르던 내 눈물처럼 처절했는지 모른다. 하얗게 난무하는 눈발을 바라보며 눈이 이렇게 슬픈 것이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겨울이 일곱 번 지나고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기억은 엊그제처럼 생생하게 떠오르고, 지금도 문을 열고 들어오실 것만 같다. 특히 생일이 되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해진다. 오늘처럼 이렇게 맛있게 끓인 미역국과 함께 정성껏 차린 생일상을 엄마에게 드리고 싶다. 그리고 엄마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엄마, 많이많이 사랑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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