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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던 날/임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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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09-09-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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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하던 날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수필문학창작반 임종우 오늘은 며칠 전부터 받아 놓았던 우리 집안 합동벌초 날이다. 매년 벌초하는 날이면 비가 오거나 날씨가 더웠는데 오늘은 벌초하기엔 참 좋은 날씨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아침 일곱 시 반에 사촌동생 차로 집을 나섰다. 진안군 부귀에 가서 막걸리를 차에 싣고 가니 벌써 대전 종춘이 동생이 와서 예취기를 점검하고 있었다. 벌초는 우리 나주임씨 29세손 25명 중 13명 30세 중 9명 그리고 안식구들 8명 합해서 30명이 참석하여 7대조 할아버지 산소부터 예취기6대로 시작하였다. 7대조 할아버지 산소는 벌 안이 넓어 시간이 걸렸으나 그 밖의 산소는 시작하면서 바로바로 끝나서 웃어른들의 산소를 다 벌초하고 새참을 먹게 되었다. 앞의 용담댐 전경을 감상하며 둘러 앉아 쉬니 그야말로 지상낙원이요 천하의 명당이다. 제일 큰형님이 참석해 주신 동생과 조카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하고 막걸리를 한 잔씩 나누었다. 며칠 전 벌초 때 모여서 쉴 수 있도록 콘테이너 박스를 새로 설치하여 이름을 회안사(會安思)라 짓고 회안사에 대한 소개를 하였다. 회안사: 우리들은 나주임씨 정자공파 유당 조상님의 자랑스러운 후예로서 선조님의 숭조애친인 청고근졸이란 가훈을 이어받아 종중의 화합과 번영을 기리기리 누리고 빛낼 것을 염원하면서 이 회안사를 건수한다. 29세손 25명 30세손 31명의 이름을 일일이 나열하여 현판으로 걸어 오래오래 이어갈 수 있도록 결의를 하였다. 비단 큰 제각을 건립하지 못했을지언정 조립식으로 간단히 지은 집이 조상숭배와 종원들의 단합을 위해서 오래오래 갈 것이다. 새참을 먹으면서 오늘 못나온 동생들의 안부와 사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안히 앉아서 조상님들과 우리들의 삶을 생각하는 곳이 회안사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감미해 보고 나머지 산소는 각각 직계자손별로 흩어져서 예취기 소리도 드높이 벌초를 하였다. 벌초는 예상외로 일찍 끝났다. 오후 1시를 기해서 점심식사는 간단하게 물고기 추어탕을 현지까지 불러서 먹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회안사가 좀 넓었으면 했으나 자금 사정상 이것으로 활용의 묘를 꾀해야겠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모두들 식사를 맛있게 하고 오후에는 멀리 있는 산소로 각각 헤어졌다. 우리사촌들은 성봉 뒤 무거 앞에 있는 5대조 할아버지와 우리아버지 산소가 있는 제법 높은 넘학골이라는 곳으로 여섯 명이 갔다. 멀고 힘든 곳이지만 등산 삼아서 따라 나서고 보니 상당히 힘들었다. 이 산소는 1995년도에 형님과 함께 일곱 번에 걸쳐 현지답사를 하고 포클레인으로 이틀이나 걸려 길을 다듬고 상석과 둘레석을 설치한 산소다. 나는 힘들었지만 동생들을 데리고 땀을 흘리며 정상까지 올라가서 다시 한 2백 미터쯤 내려가서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뵐 수 있었다. 한참 쉬면서 숨을 고르고 동생들에게 우리 종중산의 경계를 설명해 주었다. 옛날에는 이곳까지 다니면서 나무를 해다 연료로 사용했는데 요즈음은 연료로 나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산림이 무성하게 녹화되어 있다. 벌초는 별로 풀이 젖지 않아서 힘 안들이고 수월하게 일찍 끝냈다. 갖고 간 막걸리를 한 잔씩 올리고 성묘를 한 다음 돌아가면서 음복을 하고 산을 내려올 때는 올라올 때와 방향을 바꿔서 비탈진 곳으로 내려 왔다. 다시 시작했던 곳에 모여서 석양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오늘 벌초에 나온 동생과 조카들이 많이 참석해준데 대한 치하와 아울러 우리들은 항상 참여의식을 갖고 조상숭배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갖자고 결의하고 헤어져서 전주로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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