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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항아리/한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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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637회 작성일 11-10-10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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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항아리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한숙자  해마다 겨울에 띄운 메주로 1월에는 음식 중 가장 으뜸인 간장을 담근다. 그리고 2월에는 고추장을, 3월엔 조기를 담근다. 매년 이맘때만 되면 일년 먹거리를 장만하느라 분주하기 마련이다. 조기는 이른 봄 음력 2~3월이면 가장 크고 알이 많이 찬다. 그러기에 그 기간에 조기를 소금에 절여 항아리에 담아왔다. 일년이 지나면 먼저담은 조기는 항아리에 두고 새로운 조기는 다른 항아리에 담는다. 그 일을 반복해서 조기가 삭으면 먼젓번 항아리에 같이 둔다. 이때 소금으로 간을 적당히 해야 오래 저장해도 그대로 있다. 소금을 너무 강하게 해도 맛이 없고 약하게 하면 전부 풀어진다. 항아리는 숨을 쉬는 질그릇 이라 온도가 저절로 조절되고 그 안에 있는 조기를 상하지 않게 하는 그릇이다. 또한 장소도 햇빛이 너무 강하면 안 되고 통풍이 잘 드는 곳에 두어야 한다. 항아리속의 조기는 몇 년를 넘게 저장해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 이런 현상들은 조상님들의 경험에서 나온 지혜로 보인다. 삭힌 조기는 여름에 먹으면 그맛이 일품이다. 김장을 담글 때는 조기머리를 잘라 끓여 그 국물로 고춧가루를 개고, 몸통은 포를 떠서 양념과 함께 배추속에 넣어 김장을 한다. 제사 때나 명절에 삭힌 조기를 올려 차례를 지냈다. 집안 어르신들이 찾아 오셔서 가끔 조기 이야기를 하신다. 간을 잘 맞춰 보관을 잘했기 때문에 맛이 있다고 칭찬해 주시던 어른들이셨다. 이것을 40년 넘게 해 온 일이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힘들기도 하고 또 지금은 식생활이 변해서 소금에 절인 음식은 몸에 해롭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조기항아리를 몇 번이나 버리려 하였으나 귀중한 물건을 잃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아쉬운 마음에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혹 시장에 가면 언제 그랬냐느는듯이 마음이 달라진다. 크고 알이 꽉 찬 참조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조기 앞에서 흥정를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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