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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허락도 없이/장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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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11-09-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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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허락도 없이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장지연 어디로 들어왔을까? 주방을 폴폴 날아다니는 파리를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방충망을 통과할 수는 없었을 테고, 그렇다면 현관을? 주인 허락도 없이 들어왔으니 주거 무단 침입 죄에 해당되겠구먼. 신문지를 접어들고 추격전을 벌이니, 앵~앵~거리며 꽁무니를 빼고 도망치다가 싱크대 꼭대기에 앉아 두 손을 싹싹 비벼댔다. 저 녀석이 잘못한 줄은 아는구나싶어 피식 웃으며, “딱 한 번만 용서해 주는 거다. 대신 다른 녀석들에게는 들어오지 말라고 꼭 전해줘, 알겠지?” 하면서 창문을 열어놓았다. 한참을 지켜보아도 나가는 기척이 없어 이곳저곳을 찾아보았지만 행방이 묘연했다. 혹시나 싶어 베란다를 훑어보니 거미줄에 꽁꽁 묶여 있었다. 그렇게 재빠른 녀석이 하필이면 거미줄에 걸리다니, 흔들림이 없는 걸보니 손 쓸 때가 늦은 것 같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구석진 곳에 시커먼 거미가 웅크리고 있었다. 거미줄을 쳐놓고 몇 날 며칠 기다렸는지, 굶주린 사자처럼 매섭게 쏘아보고 있었다. 며칠 전에는 전봇대와 가로수사이 거미줄에 밤낮없이 울어쌓던 매미가 걸려 몸부림치고 있었다. 능청능청 거미줄이 흔들릴 때마다 10년의 꿈과 사랑이 거미줄과 줄다리기를 하였다. 한참 지켜보던 거미가 자신의 식탁에 등장한 별식을 즐기려 엉금엉금 기어갔다. 거미는 교묘한 수법으로 먹잇감을 유인하지만 지혜롭고 인내심이 강하다. 꽁무니에서 거미줄을 술술 뽑아 바람에 날려 건너편 목표물에 붙인 다음 양쪽을 오가면서 그물을 짠다. 가로줄에는 끈끈이 액을, 세로줄에는 끈끈이 액을 없애 거미만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든다. 거미는 아무리 배가고파도 꼼짝 않고 기다리다 먹이가 걸리면 묶어놓았다가 배고플 때 조금씩 먹는다. 어릴 적엔 아침에 거미를 보면 재수 좋다고 손바닥에 올려놓고 기어가는 모습을 보고 깔깔거렸다. 어른들은 아침에 거미줄을 치는 걸 보고는 오늘 날씨가 좋겠다며 일감을 챙기곤 하셨다. 거미는 구석구석 줄을 치고 모기, 파리, 벼멸구 같은 해충을 없애주는 유익한 동물이다. 다른 동물은 배가 고프면 새끼를 잡아먹지만, 거미는 새끼에게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모성애를 발휘한다. 거미의 독은 마취제와 소화제로 이용되고, 거미줄은 고성능소재로 태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거미’, 그 거미가 꽁무니에서 거미줄을 뽑아내듯, 우리 모두의 소망이 술술 풀려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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