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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소주 한 잔 하지/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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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88회 작성일 11-08-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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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소주 한 잔 하지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 현 준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용 쓰는 말이 있다. "언제 소주 한 잔 하지!" 이 말을 종종 들으면서 나 자신도 즐겨 쓰는 말이 되었다. 꼭 언제라고 정하지 않았으니 약속 이행의 부담이 적다. 이 달 안에 만나도 좋고, 금년 중이어도 상관없다. 아니 내년이라고 해도 문제될 게 없다. 소주의 문제도 그렇다. 꼭 그 술을 마시자는 것은 아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막걸리도 좋고 맥주도 괜찮다. 양주면 어떻고 와인이면 어떤가? 술이라면 무엇이나 통할 수 있다. 한 잔의 제한은 어떤가? 어떻게 오랜만에 만났는데 술 한 잔만 마시고 헤어질 수 있겠는가? 두 잔도 좋고 서너 잔도 무방하다. 각자 한 병씩 마시면 어떠랴. 2차, 3차로 이어지면 대여섯 병은 될 것이다.  "언제 소주 한 잔 하자!" 이 제안은 매우 포괄적이면서도 막연하고 무책임한 약속이다. 요즘 술 대신 '밥' 한 번 먹자는 광고 카피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술을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성들에겐 훨씬 공감이 가는 표현이다. 여기에도 '언제든지, 가까우면 더욱 좋고' 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밥은 식사의 다른 표현으로 현실감이 있다. 밥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에서의 밥은 가정집에서 차리는 밥은 제외된다. 돈 주고 사먹는 밥이어야 한다. 즉 대접을 한다는 뜻이 들어있지만 강제성은 없다. 한식도 좋고, 일식, 양식, 중국식도 괜찮다. 서로의 기호와 분위기에 맞는다면 모두 괜찮다는 뜻이 들어 있다. 어쩌다 만나는 사람에게 "오랜만에 만났으니 다음에 만나지."하고 돌아설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젊은 날처럼 손을 마주 잡고 포장마차로 직행할 수도 없다. 그러니 '언제 소주 한 잔 하지.' 하며 멋적은 웃음을 날리는 것도 괜찮은 처세가 아닐까? 이제 나는 술을 끊었으니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고 할 수밖에. 어느 연수자리에서 감명 깊게 들은 말이 있다. 세상에 출세했다고 할 수 있는 고위 공직자, 유수한 기업의 CEO들은 남들과 다른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약속을 칼 같이 지키고 화장실에서는 손을 꼭 씻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술 한 잔 하지', '밥 한 번 먹지'는 반드시, 그리고 빨리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함부로 이런 말을 남발하지 말고 일시와 장소를 정하여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꼭 지키는 습관을 갖도록 할 일이다. 그렇게 하기 힘들면 아예 그런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랜만이야, 친구야. 내일 오후 6시, 그전에 만나던 곳에서 소주 한 병과 맥주 세 병을 들기로 하지.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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