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하는 사랑/이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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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사랑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목요주간반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전주안골노인복지회관은 사랑을 이해하고 실천하는‘홈 클리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나는 지난 5월 28일 전주안골노인복지관의 행복드리미신문기자의 신분으로‘홈 클리닝 사업’취재를 갔다. 약속시간에 맞춰 지원 대상 가정을 찾아갔다. 전주시 완산구 교동 빈민촌에 소재한 ㄱ(77세) 할머니 댁이었다. 도로에서 경사각이 50도가 넘어 보이는 언덕길을 60여m쯤 힘들게 올라갔다. 집안을 들여다보니 마당에는 풀이 우거져 있고, 낡은 목재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거기에다 고장 난 소형냉장고, 철근토막, 폐전선 등 고물상에나 있어야할 물건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 집의 주인인 ㄱ할머니는 3남 1녀를 두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막내아들(47세)이 학생운동을 하다가 정서불안증세로 집안에만 있어 아들을 돌보기 위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이상이 없다가도 큰소리를 듣는다든지 주변이 소란스러울 때면 불안에 떤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결혼도 못하고 혼자 살고 있어서 어머니가 간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전주안골노인복지관은 매주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 노인들을 지원하는‘홈 클리닝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복지관 회원들로 구성된 팀과 봉사활동 지원단체가 함께 시행하고 있다. 이날은 완산구 평화동 ㅎ교회 중고등부학생회 회원 19명과 교사 5명이 참여하였다. 우리 복지관 복지사 2명과 중부복지재단 복지사 1명이 연탄보일러를 교체하고, 학생회원들은 폐기물 정리와 마당의 풀 뽑기, 집안청소를 하였다.
할머니께서는 봉사하는 이들을 따라다니며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하면서 고무장갑과 물까지 사오는 열성을 보여주셨다. 학생들은 이번이 첫 번째 봉사활동이지만 계속해서 사회복지기관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취재를 하면서 대표에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실천하는 사랑을 위해서라고 서슴없이 대답해 주었다. 또 지원활동을 위해 자체적으로 매주 모금한 헌금 중 일부로 라면 1상자와 쌀 1포대를 준비하여 전달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가슴이 찡하였다. 내가 사는 주변에도 이런 착한 학생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세상이 밝아지는 것 같았다.
복지사들은 쇠톱으로 파이프를 자르고 나사를 조이며 지난번에 끝내지 못한 부분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집안에 널려있는 목재들이며 쇠붙이들을 밖으로 날랐다. 학생들은 그것들을 받아 큰길로 내다 놓는 일을 하였다. 또 마당을 쓰는 학생, 장독대 주변의 잡풀을 뽑는 학생, 거미줄을 제거하는 학생,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를 꽉꽉 채우는 학생 등 쉬는 학생이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던 중에 교사 한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혹시, 선생님이셨어요?
하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니까,
“ㆁ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셨죠?"
그 순간 내 눈이 번쩍 뜨였다. 교사의 말을 들으니, 봉사학생 중 내가 교감시절 6학년 학생이었던 아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 학생을 불러달라고 해서 얼굴을 보니 낯이 많이 익었다. 6학년 때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셨느냐고 물으니 ㄱ선생님이라고 하였다. 둘이 말을 주고받는 동안 ㆁ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다소곳하면서 눈망울이 초롱초롱했던 아이, 음악줄넘기도 잘하여 대회에도 출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이런 학생들과 함께 교직생활을 했던 일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9시 반쯤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은 11시 30분쯤에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빨리 끝날 수 있었던 것은 웬만한 것은 할머니께서 치우신다고 만류했기 때문이다. 방청소까지 할 계획이었으나 막내아들의 정신적인 안정에 해를 끼칠까봐 할머니의 의견에 따랐다.
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이 미리 준비해온 라면상자와 쌀 포대를 전달하는 장면은 나눔의 참사랑이었다. 마음이 훈훈한 장면이었다.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매주 회합 때마다 푼푼이 모아 사랑을 전한 것이다. 힘든 일을 싫어하고 개인이기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경종이 되는 사랑의 현장이었다.
나는 ㆁ초등학교 때 만났던 ㅎ학생을 불러 수고했다고 칭찬해 줬다. 그리고 악수를 나누며 손을 잡아 주었다. 그 아이의 따뜻한 체온이 내 손에 전해졌다. 사랑의 체온이었다.
막내아들 때문에 노년을 고생하시는 할머니가 오늘처럼 계속 밝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희망찬교회 학생회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주변으로 확대되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 복지관의‘홈 클리닝 사업'이 복지사들의 뜻대로 계속되어 소외된 계층에 훈훈한 사랑이 전달되기 바란다.
(201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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