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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타령/김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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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루미
댓글 0건 조회 518회 작성일 11-05-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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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타령 김 길 남 우리 마을에 ‘딸고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가 있었다. 위로 딸을 3명이나 낳고 다음에 얻은 아기가 또 딸이니 이제 그만 낳으라고 지은 이름이다. 이름이 딸고만이니 본인은 얼마나 듣기 싫었을까. 그 덕인지 다음에 아들을 낳아서 다행이었다. 사람의 이름은 가지가지다. 옛날에는 항렬자를 따라서 이름을 지었다. 그 결과 한 집안에 같은 이름이 많았다. 족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일제 침략기에는 여자 이름을 “자”자를 붙여지었다. 그것이 강압이었는지 모르나 유행처럼 지었다. 내 아내의 이름도 영자다. 60대 이상의 여자 이름에는 영자, 순자, 숙자, 경자, 춘자가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영유아 사망이 많은 시절에는 아이 이름을 천하게 지어 불러야 명이 길다고 하여 막된 이름이 많았다. 개똥이 , 바우, 길동이, 조왕쇠, 실겅쇠, 붇들이. 등이 그런 이름이다. 아이를 낳으면 죽고 또 낳으면 열병으로 가니 얼마나 귀한 아들딸들이었을까. 이런 이름을 들으면 명줄 잇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근래에는 예쁜 이름들이 많다. 우리 손자손녀들 이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하늬, 서윤, 예원, 서경, 지훈 등이다. 한글 이름도 많아졌다. 이슬이, 힘찬이, 고은이, 아름이, 등 얼마나 멋지고 부르기 좋은 이름인가. 제일 긴 한글 이름에 이런 이름이 있는 것을 보았다. ‘박차고 나온 놈이 샘이나’였다. 부를 때는 줄여서 ‘샘이나’로 한다고 들었다. 이름을 지을 때에 성과 연결하여 불러 보아야 한다. 이름만 들으면 아주 좋은데 성을 붙이면 흉해지는 이름도 있다. 이름이 ‘지나’라 하자. 얼마나 쉽고 아름다운 이름인가. 성이 김이나 이가라면 좋지만 조가라면 어떻게 될까. ‘기만’이라는 이름도 좋다. 그런데 성이 박가라면 안 된다. 한비야의 저서를 읽은 일이 있다. 자기 이름을 말하면서 성씨가 한가인 것이 다행이라 했다. 만약 노가나 왕가였다면 큰일 날 뻔 했다고 실토했다. ‘노비야’ 한다면 말이 되는가. 또 ‘왕비야’하면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성과 이름을 붙여서 읽어보고 지을 일이다. 직급이나 직위와 같은 이름을 짓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름이 순경인 사람이 경찰에 투신했다면 언제나 순경이다. 군수인 사람은 언제 들어도 군수가 된다. 사장인 사람도 있다. 누가 불러도 사장이니 처음에는 좋겠지만 차차 올라 회장이 되면 곤란할 것 같다. 교원 가운데 이름이 형사인 사람이 있었다. 산에서 만나 형사라 소개하기에 수사계 형사인 줄 알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름이 형사였다. 내 이름은 ‘길남’이다. 이름만 부르면 발음이 잘 나오는데 성인 김을 붙이면 바르게 소리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고향 할머니들은 김질남이라 했고 질냄이라 부르기도 했다. 뜻만이 아니라 발음도 잘 생각하여 지어야 한다. 성과 연결하여 부르기 쉬워야 좋은 이름이라 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이름 짓는 법을 배웠다. 사람의 이름 글자를 오행이나 원형이정(元亨利貞)을 따져 수리에 맞게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지어진 이름을 풀이해 보니 맞는 것과 맞지 않는 이름이 반반이었다. 성인이 된 사람 중에 수리에 맞지 않는 사람도 성공한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너무 믿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아이의 이름을 지을 때는 이왕에 짓는 이름이니 맞추어 짓는 것은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이름을 잘 지어 성공한다면 누구나 이름 짓기에 온갖 정성을 다 쏟을 것이다. 그러나 이름이 그 사람의 일생을 좌우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게 아닌가. 부르기 쉽고 아름다우면 된다고 본다. 이름으로 한몫을 하려는 마음은 좋지 않은 태도라고 여겨진다. 이름이야 어떻든지 그 사람의 성공은 얼마나 창의성 있게 세상을 살아가며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2011. 5.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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